[기고] 몽골에 부는 한국의 스마트 물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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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07.17. 오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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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드넓은 평원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은 언제나 가슴 뛰는 장관이다. 지난 10여 년 ‘한·몽골 물포럼’을 주도하면서 지켜본 몽골은 발전을 향한 높은 의지와 빠른 경제성장 등 우리가 주목해야 할 우방이다. 몽골의 경제 발전과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은 물 문제이다.

몽골은 전체 인구에 비추면 수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지역적으로 강수량이 편중돼 인구밀도가 높은 남부의 경우 연평균 강수량이 우리나라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가정생활과 경제활동에 늘 물이 부족하다. 기후변화로 유목생활의 터전이 되는 초지가 감소하면서 도시로 몰려드는 유목민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유목생활에서 점차 도심형 밀집주거로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물 사용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예측 불가한 홍수와 가뭄을 가져왔다. 배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도심지역은 적은 비에도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을 초래하는 등 물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

장석환 대진대 교수, 한·몽골 물포럼 공동대표
현재 울란바토르시 생활용수의 대부분은 시내를 관통하는 툴 강변의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급속한 인구 유입에 따른 도시 팽창으로 기존의 용수공급 방식은 한계에 달했다. 대체수원으로는 툴 강 상류에 댐 건설 등 지표수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울란바토르시 인근 야르막 신도시에 하루 2만㎥ 규모의 상수도 시설을 완공했고, 효율적 수자원 이용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몽골 정부에 전달했다. 이를 바탕으로 몽골 정부는 툴 강의 댐 건설과 생활용수 개발을 위한 조직을 갖추고 사업 수행을 위한 기본설계를 우리 기업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몽골은 고비사막 등 영토의 70% 이상 지역에서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또 서구 열강의 무분별한 광산 개발 등에 따른 물의 오염과 황폐화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물 문제에 오염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몽골에서 발원한 셀렝게 강과 러시아 동북부와 몽골, 중국을 아우르며 흐르는 아무르 강은 몽골의 주요한 수자원이다. 그러나 기술적·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초강대국인 인접국가의 이해관계에 얽혀 수자원 개발은 요원하다.

아시아와 유럽 50여 개국 정상이 참여한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이 지난 15, 16일 이틀 동안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아시아와 유럽 정상이 처음 대면하는 자리였다. 브렉시트로 다자 간 협력이 쇠퇴할 것이라는 것과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 속에 열린 것이다.

1990년 국교 수립 이후 한·몽골 관계는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다. 아셈과 한·몽골 양국 정상의 만남을 통해 기후변화와 국제적인 이슈에 대한 많은 협의가 있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몽골의 수자원 개발과 보존을 위한 우리의 참여와 노력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의 스마트 물 관리 기술을 통한 한·몽골 상호협력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아시아의 물 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석환 대진대 교수, 한·몽골 물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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