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 美 연준은 베이비스텝, 한은은 동결로 돌아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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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14. 오전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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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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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으로 다음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변수가 생겼다.

당초 이달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 또는 금리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은행도 다음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16위 은행 SVB 파산의 주 원인으로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지목되면서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대신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 폭을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등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SVB는 미국 내 16위 규모 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2090억달러, 총예금은 1754억달러다.

SVB 파산 과정에 연준의 강한 통화긴축이 큰 영향을 미친 만큼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 보단 베이비스텝 확률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해 1월 0.00~0.25%에 그쳤던 올 2월 4.50~4.75%까지 13개월만에 4.50%포인트 올렸다.

SVB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주로 해왔다.

SV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통화완화 정책에 힘입어 운용자금이 풍부해졌다. 스타트업 등이 맡긴 예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SVB는 막대한 예금을 굴리기 위해 2021년 제로(0) 금리 수준의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SVB는 총 자산의 60%를 미 국채 등 장기 유가증권에 투자했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로 자금난에 부딪힌 스타트업은 SVB에서 예금을 빼가면서 SVB는 고객에게 내 줄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도가능증권(AFS)을 매각했다.

이에 따른 손실은 18억달러에 달했다. SVB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22억5000만달러 규모 주식 발행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결국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했다.

그동안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SVB의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에 미 연준이 오는 21~22일 FOMC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사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준이 빅스텝을 밟아 금리를 5.00~5.25%로 올릴 가능성은 0%다.

지난 9일까지만 해도 빅스텝 가능성이 74%에 이르렀지만 SVB 파산 사태 이후 대폭 떨어진 것이다. 베이비스텝 가능성은 96.7%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SVB 사태로 미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5월과 6월, 7월 FOMC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좁힐 것이라는 전망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압박은 줄어들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전망치(전월비 0.4%, 전년동월비 6.0%)를 크게 초과하지 않는다면 3월 FOMC에서 점도표를 5.50~5.75%로 상향 조정하고 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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