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영입 넥슨, 구조개편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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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0. 오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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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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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헌 대표 사내 공지 통해 이달 중 프로젝트 정리 예고
올해에만 9개 게임 중단…실적 부진 '듀랑고' 등 물망
직원들 불안감↑…60여명 대기발령 중
이 대표 "인력 전환 안전망 고민…인력 감축 계획 없어"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진규 기자] 넥슨이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영입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만큼 넥슨의 게임 라인업 정리와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올 들어 개발 프로젝트 9개를 접은 상황에서 추가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이커머스업체 '위메프'의 지주회사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을 투자하고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영입했다. 넥슨의 대표작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허 대표는 매각이 불발된 뒤 어수선한 분위기인 넥슨의 쇄신작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도 이 같은 변화를 예고했다. 9일 사내 공지를 통해 내부 게임 프로젝트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내부 신규 프로젝트들을 이달 중 검토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회사가 우선 집중해야 할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선별할 것"이라고 했다. 실험적인 작품들도 다양하게 개발했던 기존 기조와 달리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분명히 밝힌 셈이다.

넥슨은 올 들어 이미 9개의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접었다. '히트(HIT)', '어센던트 원' 등 서비스 중이던 게임 5개뿐만 아니라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 42가 해산되면서 개발하던 '데이브'와 '네 개의 탑'도 중단됐다. 정상원 띵소프트 대표 겸 개발총괄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던 '페리아 연대기'도 최근 출시가 무산됐다. 8년간 600억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 구조조정 대상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초 출시한 '듀랑고'가 대표적이다. 5년 간 600억원을 들여 개발했지만 출시 당시부터 접속 장애로 잡음이 이어졌다. 현재는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300위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그 밖에도 '버블파이터' 등 여러 게임들이 정리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갈 곳을 잃은 개발부서 직원이 200여명에 달했다. 이 중에서 전환 배치가 마무리된 이들은 140명(70%) 정도다. 나머지 60여명은 부서 재배치를 받기 위해 대기발령 상태다. 넥슨 노동조합(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넥슨지회) '스타팅포인트' 관계자는 "프로젝트가 없어지면 다른 프로젝트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봐서 통과돼야 직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며 "만약 통과가 안 되면 대기발령 상태에 있다가 그만두는 것이 관례"라고 호소했다.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조합원들이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넥슨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안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측은 프로젝트 중단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내린 결단이지만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게임 프로젝트는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중단될 수도, 축소될 수도, 혹은 2배 3배 이상의 지원이 강화될 수도 있다"며 "(프로젝트 정리 후) 전환 과정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전망을 고민하고 있으며, 땀흘리며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준 직원 여러분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이진규 기자 j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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