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또다시 줄었다" 8월 외환보유액 21.8억달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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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9.05. 오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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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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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약 22억달러 줄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는 모습./사진=뉴스1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약 22억달러 줄면서 또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360원 선을 뚫으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 당국이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다 판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화 비상금'이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실탄이 부족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국내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달러로 전월말(4386억1000만달러)보다 21억8000만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올 2~6월 4개월 연속 줄다가 7월 외환 당국이 외환시장에 매도했던 달러 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외화예수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소폭 늘었지만 지난달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배경과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달러 강세로 인해 유로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외환보유 규모를 계산하기 위해 유로·파운드·엔화 등 다른 외화 자산을 달러화로 환산하는데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지수화한 미 달러화 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 108.77로 전월말(106.35)보다 2.3% 상승했다.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 가운데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949억4000만달러로 전월말에 비해 30억9000만달러 늘었다.

예치금은 179억달러로 전월말대비 53억달러 줄어든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전월보다 7000만달러 늘어난 144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이 IMF 회원국으로서 낸 출자금 중 되찾을 수 있는 금액인 IMF포지션도 43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4000만달러 줄었다. 금은 전월과 같은 수준인 4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7월말 기준 세계 9위를 기록했다.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면 1위 중국(3조1041억달러)에 이어 2위 일본(1조3230억달러), 3위 스위스(9598억달러), 4위 러시아(5769억달러), 5위 인도(5743억달러), 6위 대만(5478억달러), 7위 사우디아라비아(4632억달러), 8위 홍콩(4418억달러)의 순이었다. 한국은 9위로 4386억달러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브라질(3464억달러)이 10위였다.

일각에선 국가 경제 방파제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향후 환율 급등락 등 위기 상황에서 변동성을 방어하는 데 대응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당국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환율을 안정화한다.

외환 당국은 올 1분기에만 외환시장에서 83억1100만달러를 팔았다. 이는 외환 순거래액(매입액-매도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9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계속 급등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4월1일(1379.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달러화 강세는 심화하고 있다.

다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같은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걱정하는 이유는 충분히 알겠지만 현재 상황은 한국 통화만 절하되는 게 아니라 달러 강세와 함께 다른 주요 국가의 환율과 다 같이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제가 IMF에서 왔다. IMF 어느 직원도 우리나라에 와서 150%까지 외환보유고를 쌓으라고 얘기할 사람도 없고 외환보유고가 전 세계 9위라 이렇게 외환보유고가 큰 나라는 그런 기준이 의미가 별로 없다. 그런 기준은 신흥국, 규모가 작은 나라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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