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사정 등 아이 딱한 사정 듣고 선행
“어려운 이웃이 더 밝고 행복하게 살길”
해군작전사령부 예하 해양정보단 소속 정유철(42) 상사는 최근 동네 초등학생에게 자전거를 선물하는 선행을 베풀었다.
정 상사의 초등학생 자녀는 지난주 자전거를 잃어버렸다. 학원 상가에 세워 놓은 자전거를 누군가 몰래 가져갔다. CCTV로 확인한 결과, 동네 한 초등학생이 자전거를 들고 가는 모습이 확인됐고, 자전거는 하루 만에 되찾았다.
단순 소동으로 그칠 뻔한 이 일을 정 상사는 따뜻한 눈길로 다시 들여다봤다. 자전거를 가져간 것에 대해 아이를 꾸짖기보다 먼저 이유를 물었다.
사실 아이는 보조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가지고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가 보조 바퀴를 떼주기로 약속한 상태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일찍 돌아가셨다. 어머니 지병 등 악재가 겹치면서 자전거는 자연스레 뒷전이 됐다. 그런 집안 사정 속에 처한 아이는 “두발자전거를 너무나 타보고 싶어서 충동적으로 가져갔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정 상사는 자신이 보조 바퀴를 떼주려 하다가 아예 자전거를 새로 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의 몸집에 비해 자전거가 작았다”며 “그냥 아예 새 자전거를 사줘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만 원가량의 자전거 선물에 아이는 뛸 듯이 기뻐했다. 자전거를 선물한 이날 정 상사는 아이가 타고 있는 자전거 뒤를 잡아주며 잠깐 시간을 같이 보냈다.
정 상사의 선행에 아이 어머니는 “아빠가 떠나고 베란다에 방치된 네 발 자전거를 아이가 저에게 말도 못 하고 있었던 걸 이제야 알았다”며 “너무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했다. 평소 장애인 사회복지학을 틈틈이 배우고 현장에서 봉사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부닥친 이웃들을 자주 접한 경험에서 나온 말이었다.
정 상사는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이웃이 더 밝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움을 줬다”며 “어려움에 처한 이웃이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는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