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진당 계열 국회 입성 계기 국정원 수사권 공론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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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종북세력 온상 변모 우려
외교·안보 상임위 배치 땐 큰 문제
北해킹 보안 강화 위해서도 필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총선 승리를 전제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회복하는 법률 개정안을 내고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대공수사권 부활을 거론한 배경으로 “이재명 대표가 자기가 살기 위해 통합진보당 후신 종북 세력에 정통 민주당을 숙주로 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 대표가 위성정당을 통해 종북세력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 물꼬를 터주고 민주당 내에도 친북 성향 인사들이 상당수 공천 받은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통합진보당(통진당)은 ‘폭력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위헌 정당’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2014년 12월 강제 해산됐다. 민주당이 범야권 군소 정당들과 구성한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는 이런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도 포함돼 있다. 진보당이 지난 5일 확정한 비례대표 후보 3명은 종북성향의 경기동부연합이 주축인 민노당·통진당·민중당에서 활동한 바 있다. 작년에 잇따라 적발된 제주·창원 간첩단, 민노총 간첩망 등 5개 주요 간첩단 사건에도 진보당 간부와 당원들이 무더기로 연루됐다. 국회가 자칫 종북세력의 온상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문제는 국회 진출 이후 진보당 의원들이 국방위, 외교통일위, 정보위에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럴 경우 북한 위협에 대한 초당적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오히려 국가 기밀을 함부로 다루거나 자료를 멋대로 유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난해 7월 국방위 소속 민주당 중진 의원 보좌관을 지낸 A씨가 2급 비밀 취급증을 받아 국방부, 합참 등에서 우리 군 무기체계에 관한 주요 군사기밀을 여러 차례 보고받고는 어디론가 유출했다고 하지 않았나. 의원들까지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대공 수사는 본래 국정원이 전담하던 분야다. 문재인정부가 2020년 1월 국정원법을 개정해 대공수사권을 올해부터 경찰에 넘기도록 조치했다. 국정원의 정치 사찰과 인권 침해 등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경찰의 일반 범죄 수사와 간첩 수사의 차이는 간과했다. 윤석열정부 들어 간첩 정보 수집 기능은 국정원에 두도록 시행령을 바꾸긴 했으나 여전히 미봉책이란 지적이 많다. 지난 수년간 국정원의 대공수사가 소홀해진 사이 간첩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침투해 활개 치고 있다. 잇따르는 북한의 전방위 해킹과 미래 사이버 보안 강화를 위해서라도 국정원 대공수사권 복원을 공론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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