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수도권 확장' 내걸고 유력 후보 등극
'TK 역할론'에 윤재옥 의원 향한 표심도 주목
지역 안배 외 '윤심'도 원대 선거 관건 떠올라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1시 30분에 개최할 의원총회에서 박대출(경남 진주갑·3선)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현행 국민의힘 당헌·당규 상 정책위의장은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협의해 지명하도록 돼 있다.
박 의원이 정책위의장 자리를 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기 원내대표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대표인 김기현 의원이 울산 남구에서 4선의 경력을 지닌 PK(부산·울산·경남) 출신인데다, 정책위의장인 박 의원도 같은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꼽히는 건 경기 안성을 지역구로 둔 김학용 의원과 대구 달서구을을 지역구로 둔 윤재옥 의원이다. 두 의원 모두 지역구가 PK가 아닌 만큼 지역 안배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PK 의원이 주요 당직을 두 자리나 가져간 만큼 셈법이 조금 더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출신 지역 분포를 보면 영남권에서 당대표가 나올 경우 원내대표는 수도권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직전 지도부에서도 이준석 전 대표(서울 노원병)가 수도권 지역에서 나오자, 원내대표로는 김기현 의원이 선출된 바 있다. 또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에도 부산을 지역구로 둔 김무성 전 의원이 대표최고위원을 맡자 경기 평택시갑의 원유철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기도 했다.
또 김 의원에 대한 내부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 후보군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동료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국방위원장·환경노동위원장 등 활발한 상임위원회 활동 경험을 갖춘 데다 김무성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원만하게 동료 의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최근 당내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국민의힘의 핵심 지역인 대구·경북(TK) 홀대론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당 지도부 중 TK 출신은 김재원 최고위원과 강대식 최고위원 둘 뿐이다. 여기에 정책위의장까지 PK 출신의 박 의원에게 돌아갈 경우 당내 TK의 영향력이 미미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윤재옥 의원 역시 차기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 의원은 당 원내수석부대표, 정무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등 굵직한 직책을 역임했다. 특히 대구 달서구 을에서 3선을 지냈다는 점에서 TK를 대변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TK 의원들을 중심으로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TK 홀대론'이 제기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윤 의원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을 맡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한 바 있다. 이에 현 후보들 중 가장 친윤 색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원내대표 선거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그래도 우리 당의 핵심 기반은 TK가 아니겠나"라며 "TK를 대표할 얼굴 없이 총선을 치르게 되면 당원들에게서 홀대론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윤 의원에 대한 당내 지지가 높게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당내에서는 다른 후보들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학용·윤재옥 의원 외 인천을 기반으로 한 윤상현(4선) 의원과 경남에 뿌리를 둔 조해진(3선) 의원이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남 지역 3선인 김태호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