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쇼크' 포드, 배터리 주문축소 … LG엔솔·SK온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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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5.12. 오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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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원자재 연관 산업 타격
제휴관계 韓기업 위기감 전이
업황 개선때까지 '일단 버티기'


미국 포드 전기차 배터리 주요 협력사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물량 감소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포드가 전기차 부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배터리 주문을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최근 배터리 공급 최소 물량을 채우지 못해 완성차 업체에서 수천억 원을 보상받기로 한 한국 배터리 업체는 향후 수요 부진에 따른 실적 타격이 더욱 확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포드는 배터리 주문 축소 결정을 협력사에 통보했다. 포드의 배터리 공급 협력사로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이 있다. 포드의 이 같은 결정은 전기차 사업에서 120억달러(약 16조5000억원) 규모의 지출을 줄이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신규 전기차 출시를 연기하고, 비용을 깎고, 예정된 배터리공장 건설을 연기하고, 규모를 줄이는 방식이다. 포드는 올 한 해 전기차 손실이 최대 5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기차 사업을 두고 "전체 회사를 끌어내리는 원흉"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고 수요도 위축되면서 올 1분기 포드의 전기차 한 대당 손실은 10만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손실 규모다.

이에 따라 한국 배터리사는 줄어든 배터리 수요 환경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단순 공급사 입장이어서 주문량이 증가하거나 줄어드는 건 일반적인 일"이라면서도 "이러한 수요·공급 사이클에 맞춰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SK온 관계자는 포드의 배터리 주문 축소에 대해 "SK온은 해당 사항과 관련해 전혀 영향이 없다"며 포드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포드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SDI는 이번 전기차 배터리 주문 취소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전기차 시장 회복이 언제쯤 이뤄질지 예측이 엇갈려 한국 배터리 업계에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 수립에 매진할 방침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가 오기 전까지는 기술 준비를 잘하고 생산공장을 구축하며 대비하는 것만이 살길"이라며 "전기차 시장 확대라는 시대 흐름 자체가 뒤바뀌지 않은 이상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몇 년 뒤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드의 전기차 생산 축소는 전기차 산업에 전후방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전기차 수요에 직면했고,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들은 팔리지 않고 쌓여만 가는 재고를 안게 됐다.

이는 더 나아가 리튬, 코발트를 비롯한 핵심 배터리 광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공급망으로까지 연쇄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이들 광물 가격은 올해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광산은 폐쇄되기도 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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