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업체 5년 새 80% 늘어나
병해충 등 관리 어려워 이용↑
이상기상 잘 견디는 품종 인기
함평육묘장은 전체 1만1570㎡(35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채소·과채류 모종을 전문으로 생산·공급한다. 이동훈 함평육묘장 상무는 “주문이 몰려서 새벽부터 출근해 차량 2대분 모종을 출하했다”면서 “해마다 이맘때면 눈코 뜰 새가 없이 바쁜데 최근 몇년새 육묘장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육묘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고령화와 기후변화가 육묘장 이용 수요를 늘렸다는 반응이 나온다.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육묘업 등록 업체는 2018년 1506곳에서 2023년 2714곳으로 80% 증가했다. 박성규 국립종자원 종자산업지원과 주무관은 “등록업체 대부분이 실제로 영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폐업률은 1% 이하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박 주무관은 “최근 들어선 신규로 참여하려는 것인지 육묘업 등록 조건이나 시설 기준을 묻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본지가 접촉한 육묘장들 역시 최근 수년간 매출이 꾸준히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 상무는 “5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2배가량 늘었다”고 했고, 김석우 전남 장성육묘장 대표도 “몇년간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했다. 한승규 나주 산포농협 육묘사업소 과장은 “10년 동안 적자를 봤던 사업이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농가들이 육묘장을 찾는 이유로는 고령화와 재배기술 변화, 잦아진 이상기상이 꼽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종을 키우는 것은 품종별로 20∼60일간 온습도를 맞춰 돌봐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다. 병충해 관리도 수시간마다 확인해야 해 체력적 부담이 크다. 수박·토마토 등 일부 과채류는 생산성을 높이고자 두 품종을 접붙인 모종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혼자서 모종을 키우기가 까다롭다.
더욱이 지난해 폭염일수(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일수)는 33회로 1990∼2020년(8.8회)의 3.75배였다. 김경호 농우바이오 차장은 “폭염피해를 본 농가는 다음해엔 더 튼튼한 모종을 심어야 한다는 생각에 육묘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육묘장 이용이 늘면서 수요 품종도 농가별로 세분화하고 있다. 이 상무는 “보통 4월에 아주심기해 7∼8월 수확하는 여름수박농가는 고온을 잘 견디는 품종을 선호한다”고 했고 장성환 광주원예농협 실장은 “요즘 토마토농가는 이상기상에 대비해 온도 변화에 잘 견디는 품종을 달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