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도 늘려라"…현대차, 美 31조 투자에 노조 요구 거세져

입력
수정2025.03.31. 오후 2:54
기사원문
이동희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아 노조 "화성공장 내 배터리 생산 거점 마련하라"
美 생산 확대 공동화 우려?…장재훈 "내수·수출용 생산 확대"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HMGMA 근로자 ‘메타프로(Meta Pros)’가 아이오닉5를 조립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판매 및 DB 금지) 2025.3.27/뉴스1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화성공장에도 미국과 같이 투자하라"

현대차그룹이 최근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노조가 국내 투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량 확대에 따른 국내 생산분 감소로 조합원 고용안정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3000억 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국내 추가 투자를 잇달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7일 기아 화성지부는 정의선 회장의 31조 원 투자와 관련해 국내공장 생산량 감소로 인해 발생할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기아지부 역시 31일 현대차그룹의 31조 원 투자와 관련, 올해 고용안정위와 임투를 통해 전 조합원의 고용과 국내 투자를 당당히 요구하고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아뿐 아니라 현대차 노조도 마찬가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2028년까지 미국에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비롯해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량 확대 등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플로리다로 출발하기 전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란히 선 정의선 회장은 "우리(현대차그룹)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량은 120만 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에 이어 지난해 10월 연산 30만 대 규모의 HMGMA를 가동하며 미국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26일 준공식을 개최한 HMGMA는 미국 내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50만 대까지 늘려 미국 내 120만 대 생산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HMGMA는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 제네시스 등 미국 내 주요 판매 차량을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국 내 수요는 현지에서 최대한 충족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확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술렁였다. 미국 생산 확대는 국내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서 약 171만 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 가운데 약 100만 대는 국내 사업장에서 생산해 수출한 물량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약화 등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HMGMA 시설 공개 후 로봇 등 자동화로 일자리 감소 우려도 함께 나왔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열린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2023.11.13/뉴스1


현대차그룹은 올해 국내서도 24조 3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 20조 4000억 원 대비 19% 이상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투자는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기아는 올해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완공하고,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고 있다.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해외 생산 확대는 현지 판매뿐 아니라 수출도 함께 증가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첫 미국 공장인 앨라배마 공장 이후 20년간 현대차·기아의 국내 수출, 생산, 고용 모두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HMGMA 준공식에서 "미국 증설을 해도 국내에서는 내수 진작과 수출을 위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