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외교가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북한 업무 등 특수임무를 담당할 대사에 자신의 '외교 책사'인 리처드 그리넬을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소셜미디어에 "그는 베네수엘라와 북한 등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일부 영역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힘을 통한 평화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며, 항상 미국을 가장 최우선에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넬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주독일 대사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대행, 세르비아·코소보 평화 협상을 위한 대통령 특사를 지냈다. 이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8년간 근무하며 북한 등 여러 국가와 협의를 진행했다.
그리넬은 지난 7월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에서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을 적극 옹호했다. 그리넬은 당시 "김정은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이웃을 위협하고 있고,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며 "나는 트럼프가 그 사람(김정은)과 관여했다는 사실을 사랑했다. 그것이 트럼프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내 대북협상에 옹호적인 인사는 그리넬뿐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로 재직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의 회담을 성사시킨 앨릭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으로 지명했다. 윙은 '북핵통'으로 불리는 북한 전문가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인이 인선을 통해 노골적으로 대북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는 1기 때의 대북협상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북미 대화를 직접 관장하겠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북미 대화에서 배제당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연 첫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내가 잘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이라며 친분을 과시했지만 한국 정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2017년 트럼프 1기 출범 당시에도 한국은 권한대행 체제라는 이유로 외교 접촉 우선순위에서 번번이 밀린 바 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간 북한과 협상을 거부한 게 아니라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거부해서 소통이 단절돼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 핵 문제를 포함해 북핵 문제 협상의 기회가 열린다면 그 모든 기회에 (우리도) 열려 있는 입장이다. (우리가) 사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