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선동하는 교회 더는 교회 아냐, 사이비 이단으로 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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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시국기도회, 내란 규탄하며 공적 신앙 회복 촉구… 헌법재판소까지 침묵 행진
▲ 예장 시국기도회 20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열린 예장시국기도회
ⓒ 임광빈 목사 제공

20일 오후 2시, 서울 기독교회관(대학로) 앞에서 예장(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시국기도회 준비위원회 주최로 '교회와 사회 대전환을 위한 시국기도회'가 1백여 명의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기도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위기를 돌아보고, 교회가 불의에 맞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기도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헌법재판소까지 침묵 행진을 하며 내란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정의로운 심판을 촉구했다.

"하나님, 저희의 침묵을 용서하십시오"

기도회에 참석한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현 시국을 규탄하며, 교회가 침묵과 방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택 전 총회장은 설교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공동체적 정체성, 역사적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교회의 공적 역할을 촉구했다.

이어진 특강에서 정종훈 교수(연세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 문제를 언급하며, "교회가 극우 내란 세력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고 이를 제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참석자들의 발언 중에서는 '공적 신학 연구회'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 사회 개혁 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점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 예장 시국기도회 예장통합(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교단) 목회자들이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교회와 사회 대전환'을 위한 시국기도회를 하고 있다.
ⓒ 임광빈 목사 제공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와 교회의 책임

특히 이번 시국기도회에서는 12.3 내란 사태 과정에서 헌법기관인 서울서부지법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된 사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참석자들은 이를 "반국가적 내란 행위"로 규정하며, 대통령 탄핵과 함께 내란 가담 세력에 대한 엄중한 법적 책임을 촉구했다.

더욱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폭력 사태에 가담한 일부 세력이 특정 교회 소속으로 밝혀지면서, 교회의 역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다. 참석자들은 "불의를 옹호하며 선동하는 이들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라며 "거짓 선전과 혐오 조장, 폭력 선동을 일삼는 사이비 집단을 교회와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자들은 성소수자 차별 문제, 목회자의 사회적 책임, 신앙 공동체의 정치적 판단력 부족 등을 지적하며 교회가 시대적 불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교회의 결단"

참석자들은 성명을 통해 한국 교회가 공적 신앙을 회복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성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참석자들은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며 거짓 선동을 일삼는 세력을 반사회적이고 반교회적인 사이비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를 교회와 사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각 교단 총회가 이들을 사이비 이단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둘째, 교회의 공공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신자들은 세습금지법을 비롯한 교단 헌법을 준수하고, 교권주의와 부패를 척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셋째, 내란 사태의 주범인 대통령 탄핵 인용 판결과 내란 옹호 세력에 대한 강력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회가 내란 특검을 통해 이번 사태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세력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행진 중인 시국기도회 참석자들 시국기도회 참석자들이 헌법재판소 앞까지 십자가를 앞세우고 침묵 행진 중이다
ⓒ 손은정 목사 제공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따라" 헌법재판소까지 침묵 행진

기도회 참석자들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한국 사회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해 교회가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침묵 속에 헌법재판소까지 행진하며 내란 사태에 대한 공정한 재판과 정의 실현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기도회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며, 앞으로도 교회와 사회의 대전환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을 결의했다.

교회와 사회 대전환을 위한 예장시국기도회 성명
하나님, 저희의 침묵을 용서하십시오, 저희가 죄인입니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었습니다. 이에 맞선 시민들의 평화로운 저항과 국회의 신속한 대응이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대통령의 구속과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의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의 준동으로 우리 사회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헌법기관인 서울서부지법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되는 충격적 사태까지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반국가적 내란 행위며 대통령 탄핵과 함께 이들에 대한 준엄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가담한 일부 폭도들이 특정 교회 소속임이 밝혀졌고, 교회 이름으로 탄핵 반대 집회를 일삼는 행태에 많은 그리스도인과 국민들이 놀랐습니다. 불의를 옹호하며 선동하는 그들은 더 이상 교회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왜곡한 그들의 행위는 반사회적, 반교회적 사이비집단일 뿐이며 교회와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의 긴 침묵과 방관은 진실과 정의에 목마른 국민들의 간절함을 외면하고 불의한 집단과 내란을 묵인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교회를 가장한 이들의 역겨운 행동을 방관해 온 우리는 하나님과 국민 앞에 죄스러움과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저희가 부족했고, 저희가 죄인입니다.

그러나 12.3 내란 사태 이후 불안한 상황 속에서도 어둡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는 교회 밖 세상에 밝은 빛으로 임하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국회에 난입한 군인들의 총칼 앞에 시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비폭력 평화 시위로 대응했고, 용기 있는 수많은 시민들의 생명 의지가 노래와 떼창, 춤, 공연, 해학으로 터져 나와 평화의 빛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단지 노래와 춤이 아니었습니다. 그 속에서 2030 세대, 1020 세대들이 기성세대들과 함께 이 나라의 자유, 민주, 정의, 평화를 향한 공감과 연대를 이루고 생명 의지를 북돋웠습니다. 시민들이 흔드는 응원봉은 생명과 평화의 상징이 되었고, 누구도 꺾을 수 없는 파도가 되어 출렁였습니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정의로운 평화 세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대안을 쏟아냈고, 그곳에는 거짓 선동과 폭력 부추김, 내란 옹호와 분노도 없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학습장이 된 광장에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의 빛이 비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회와 교회 내 거짓과 폭력을 몰아내고, 얼어붙은 민주의 대지 위에 평화의 꽃을 피워내고자 하는 국민과 그리스도인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하나. 우리는 교회를 가장해 거짓 선전, 혐오 조장, 폭력 선동,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반사회적, 반교회적 사이비 집단을 사회와 교회로부터 퇴출에 적극 나선다. 각 교단 총회가 이들에 대해 사이비 이단규정을 결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하나. 우리는 총회헌법(세습금지법)을 유린하고 옹호하여 교회와 사회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교권주의자들과 비호세력에 맞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바로 세우고 교회의 공공성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하나. 하나님이 허락하신 자유는 민주공화제와 민주주의를 통해 꽃을 피운다. 우리는 내란사태의 주범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인용 판결, 내란 옹호 및 준동 세력에 대한 준엄한 법적 처벌, 국회의 내란특검으로 하루 빨리 이번 사태가 종결되길 바라며, 교회와 사회가 공의롭고 평등하게 대전환을 이루도록 앞장선다.

오늘 함께한 우리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는 말씀을 품고, 정의와 민주주의 생명과 평화, 교회와 사회의 대전환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것이다.

2025년 2월 20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시국기도회 참가자 일동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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