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소스 뿌린 농약통…“녹, 윤활유 묻어나왔다”

입력
수정2025.03.31. 오후 5:20
기사원문
김성훈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백종원 대표의 아이디어로 2023년 충남 홍성의 한 지역 축제에서 농약통에 소스를 담아 음식에 뿌리는 모습(좌), 유튜브 채널 ‘세상세’가 해당 농약통을 분해해 내부를 닦자 녹이 묻어나온 모습(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한 지역 축제에서 농약통에 소스를 담아 음식에 뿌리게 한 일을 두고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당시 사용됐던 농약통이 세척이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농약통 안에서는 세척 후에도 녹과 윤활유(그리스) 등이 묻어 나왔다.

유튜브 채널 세상세는 지난 29일 ‘농약통 사과주스 더러운걸까?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백종원 대표 아이디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유튜버는 “백종원 대표가 사용한 것과 같은 농약통으로 음식을 먹어도 될지 직접 실험해봤다”고 했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농약통은 열어서 내부를 직접 세척하는 것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이에 유튜버는 비눗물을 넣고 흔드는 방식으로 총 3번 세척했다. 이후 내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도끼와 칼 등을 이용해 농약통의 금속 몸체를 잘라 분해하고, 식용유를 묻힌 천으로 내부를 닦았다.

내부를 직접 세척하기 어려운 농약통의 구조(좌), 실린더를 분해한 결과 기름이 묻어나온 상황(우)[유튜브 채널 ‘세상세’ 캡처]


그 결과 누렇게 녹이 묻어 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농약통 안의 액체를 뿌리는 역할을 하는 실린더도 분해해서 닦아보니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름이 잔뜩 묻어 나왔다. 또 실린더를 잘라 보니 내부에서도 기름이 발견됐다. 화장지로 실린더를 닦아 물에 넣어보니 기름이 둥둥 떴다. 기름은 ‘공업용 그리스’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유튜버는 백 대표 측이 해당 실린더를 제대로 분해해서 세척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농약통 소스’ 논란은 백 대표가 2023년 11월20일 충남 홍성군 지역축제에서 일하던 이에게 농약통에 소스를 담아 살포할 것을 지시한 일이 뒤늦게 식품위생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식품 조리 시에는 ‘식품용’ 기구 확인이 필요하다. 식품용이 아닐 경우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어 반드시 식품용으로 제조된 기구나 용기를 사용해야 한다. 식품용 기구란 식품위생법 및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적합한 조리기구를 말하며, ‘식품용’ 단어 또는 ‘식품용 기구 도안’ 그림이 표시돼 있다. 재질명, 소비자 안전 주의사항 등도 적혀 있다.

홍성군 보건행정과는 지난 17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백 대표를 식품위생법 제95조에 따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한 상태다. 해당 법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논란에 대해 더본코리아 측은 “분무기 사용과 관련해 현행법상 규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관할 부서와 협의한 결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는 안내받았다”고 해명했다.

더본코리아는 이 논란을 비롯해 최근 잇따라 구설에 휘말리며 주가가 추락한 바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