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이가 바로 김웅 의원이었다. 그는 최근 비대위 전환 국면에서 유독 튀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선거 유세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한 뒤 “내부 총질”이라고 윤 대통령을 비꼬았다.
그는 3일 전국위의장인 서병수 의원이 “비대위 전환은 이 대표의 권한 상실을 의미한다”고 발표했을 때는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태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의 설문 조사 링크를 페이스북에 게재한 뒤 “자 드가자(들어가자), 출정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당내 실세인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들과의 정면충돌도 불사하는 그를 두고 당내에서는 “저래도 되나 싶어 걱정된다”(초선의원)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김 의원의 정치 데뷔는 화려했다. 정치권 입문 전부터『검사 내전』 저자로 유명세를 탄 그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 전 의원의 설득 끝에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 이후 새보수당이 미래통합당과 통합하면서 서울 송파갑에서 배지를 달았다. 그해 총선은 180석을 얻은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김 의원은 윤희숙 전 의원 등과 함께 유망한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으로 주목받았다. 거침없는 화법, 구두 대신 스니커즈를 신고 콤비 정장을 즐겨 입는 튀는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2021년 6월 전당대회 때는 김은혜 당시 의원과 함께 ‘초선 대표론’을 내세우며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0선’인 이준석 대표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김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인지도는 확실히 챙겼다는 평가도 있었다.
초선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잘 나가던 김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이 터지면서 어두운 터널로 접어들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검찰이 범진보진영 인사에 대한 고발을 미래통합당에 사주했다는 의혹이다. 김 의원은 텔레그램을 통해 고발장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의원실을 압수 수색 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해당 사건은 현재 검찰로 이첩된 상태다.
김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 이후 대체로 조용한 시기를 보냈다. 그런 그가 요즘 왜 다시 목소리를 키우는 것일까. 김 의원은 4일 전화 통화에서 “당이 상식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 반대 목소리가 너무 없어서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Q : 1일 의총에서 혼자 반대표를 던졌다.
Q : 다른 의원들은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 아닌가.
Q : 이 대표를 두둔하는 것인가.
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당 위기 상황에서는 혼자 가벼운 행보로 튈 때가 아니라 자중하면서 위기 탈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인 여의도 문법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그를 신기하게 쳐다보는 정치권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행동을 종 잡을 수 없는 돈키호테 같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