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대한민국 국적 취득 후 왕성한 음악 활동
한일 뮤지션 합동 무대 "기분 좋게 음악 연주할 것"
솔로 활동 집대성한 바이닐 세트도 다음달 발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이 저를 성장시켜주고 저의 음악을 키워줬습니다.”
재일교포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62)이 솔로 데뷔 26주년을 맞아 가장 인상에 남는 기억으로 한국 활동을 꼽았다. 양방언은 21일 서울 마포구 벨로주 망원에서 연 단독 콘서트 ‘네오 유토피아 2022’ 기자간담회에서 “1996년 솔로 데뷔를 하고 3년이 지나 한국에서도 음악 활동을 시작했는데 저에게는 정말 의미가 큰 일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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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은 “솔로 데뷔 이후 중화권에서 일을 많이 했고, 믹싱 작업을 위해 미국도 가야 했는데 국적 문제로 일본 밖으로 나가는 게 많이 힘들었다”며 “그때 마침 한국에서 공연과 음원 발표의 기회를 줬고, 그것이 저의 음악 활동에서 정말 큰 의미가 됐다”고 부연했다.
2002 부산 아시안 게임 주제곡으로 채택된 ‘프론티어!’(Frontier!),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공동 음악감독 참여 등도 양방언이 꼽은 솔로 데뷔 이후 인상 깊은 일들이었다. 2015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유네스코 설립 70주년 기념총회 개막식 공연은 그에게 슬프면서도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았다. 양방언은 “평화를 테마로 유네스코 공연을 하고 며칠 뒤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나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음악을 계속해서 평화를 위해 더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간담회는 다음달 3~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최하는 솔로 데뷔 26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열렸다. 양방언은 당초 지난해 솔로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다. 이에 ‘25+1주년’이라는 명칭으로 올해 단독 공연을 선보인다. 대표곡을 엄선한 총 4장의 바이닐 구성으로 자신의 솔로 활동을 집대성한 ‘양방언 25주년 바이닐’도 다음달 발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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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색된 한일 관계에서 양국 뮤지션이 한 무대를 꾸미는 점이 눈길을 끈다. 양방언은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 살고 있으면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고 있지만 그것(국적)을 의식해서 의도적으로 음악을 한 적은 없다”며 “내 음악은 연주곡이기 때문에 뮤지션(의 실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방언은 “한일 뮤지션이 기분 좋게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신곡 2곡을 포함해 총 4곡을 수록한 EP ‘네오 유토피아’(NEO UTOPIA)도 이날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됐다. 신곡 중 하나인 ‘스테핑 아웃’(Steppin’ Out)은 코로나19의 답답함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양방언은 “저는 난해한 것보다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하루하루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30주년, 40주년, 50주년까지 향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