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상인들 "혹여나 차질 생길까 우려…활성화 성공 기대"
(장성=뉴스1) 서충섭 기자 =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남 장성 황룡전통시장 활성화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전남 장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6월 25일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 발주했던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연구용역을 최근 중지했다.
해당 용역은 9678만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2월 한 차례 연장에 이어 다시 6월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일부 국토부 공모사업 내용을 추가할 계획이라는 게 장성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백종원 대표 오너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우려가 나온다. 장성군이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을 사실상 백 대표의 더본에 '올인' 하고 있어서다.
장성군은 황룡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리실태 및 문제점 파악과 전통시장의 브랜드를 분석·접목한 맞춤형 컨설팅을 위해 더본에 용역을 의뢰했다.
연구용역이 끝나면 리모델링 전문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이 과정에서 용역을 맡았던 더본 측이 시장 현대화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성군은 앞서 2023년 9월 26일에도 더본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5대 맛거리 조성과 음식문화콘텐츠 개발을 약속하는 등 '백종원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이 자생력을 갖추기보다 백종원만 믿고 간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3년 3월 장성군이 한국지식산업연구원에 맡긴 '장성 5대 맛거리 조성을 위한 타당성 분석 및 활성화 방안' 용역 결과로 황룡전통시장 활성화 등이 나오자 이를 곧바로 다시 더본에 용역을 줬다.
여기에 소상공인 메뉴개발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리 등을 맡는 더본외식산업개발원 장성센터를 구 장성노인회관을 리모델링해서 조성하는 등 백종원 관련 시설이 줄을 잇는다.
그러는 사이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 당시 최고액 6만4500원 대비 지난 13일 기준 2만9150원까지 폭락했다.
백 대표 본인도 원산지표기법 위반으로 경찰에 입건되는가 하면 농지법·건축법 위반 논란, 스팸보다 비싼 이른바 '빽햄 논란', 예산시장 사과파이 논란 등으로 오너리스크가 커졌다.
1964년 개장한 황룡전통시장은 4일과 9일 열리는 장성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상인회 상인 60~70여 명과 노점상 수백명이 생계를 잇고 있다.
마지막 리모델링도 20년이 넘어가는 노후한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재우 황룡시장 상인회장은 "용역이 끝나더라도 활성화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고령의 상인들의 협조를 이끌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런 와중에 자칫 외부 문제로 시장 활성화가 좌절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더본과의 용역과 사업에서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고 있으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전국적인 홍보를 위해서는 예산시장 성공사례가 있는 백 대표와 더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