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기금 적다고 정의선·최태원 부른다는 국회… "출장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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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9.25. 오후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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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존경쟁에 진땀 빼는데

국회는 도와주기는커녕 발목만

재계 "망신주기용" 볼멘 목소리


"주요 기업 총수들은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고 외국에 나가 직원들을 독려하고 글로벌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실적 회복을 위해 눈코뜰 새 없이 바쁜 기업 총수들을 망신주기 용으로 국회에 부르는 것은 경제 위기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올해도 어김없이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다만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는 이들 회장의 출석문제를 두고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대신 박찬희 호반건설 대표이사와 서재희 ㈜방림대표,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김호연 빙그레 회장, 문태식 카카오 VX대표, 김진아 Facebook Korea 대표, 김주관 네이버 비즈니스 CIC대표, 조윤희 (주)에스엠제이 컴퍼니 대표, 박현호 (주)크몽 대표, 요코타다케시 효정중공업 CEO, 우오현 SM그룹 대표이사 등 11인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아파트 부실시공과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 중대재해 등과 관련된 소환은 납득할 수 있지만, 여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생색내기용으로 매년 증인 신청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주요 경제단체 관계자는 한국경제인협회(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문제를 두고 총수들을 명단에 올린 것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활동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할 수 있는 얘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인들 사이에서 "회장이 외유라도 나가야 하나"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017년 이후 매년 국감 증인 명단에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을 증인으로 신청하고 있다.

올해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 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임정배 대상사장, 신동원 농심 회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 허태수 GS 회장·허세홍 GS칼텍스 대표·홍순기 GS대표(이상 GS), 김영섭 KT 대표, 장동현 SK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사장,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기부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부르는 것이다.

25일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김동관 한화 후회장, 홍순기 GS대표이사 사장 5명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한 농해수위 소속 의원실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26일 내일 전체회의에서 증인채택이 확정될 예정"이라면서도 "여야 견해차가 커서 총수들 중 누가 증인으로 포함될 지도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런 추세면 문재인 정부 당시 내놓았던 '준조세 금지법'이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기업 임원은 "농어촌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 충분히 검토해볼 만 하지만, 어떻게 쓰일지도 정해지지 않은 기금을 무슨 명분으로 내야 하나"라고 말했다.

환경노동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다른 상임위에서도 경제계 증인 출석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아파트 부실시공과 중대 재해, 산재 및 갑질 관련 인사와 관련한 증인들이다. 환노위에선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회장, 마창민 DL이엔씨 대표, 조민수 코스트코리아 대표이사,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김철의 세아베스틸 대표가 중대재해 대책 문제와 관련된 증인명단에 올라가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쿠팡 노동환경 개선 문제, 박영유 대유위니아 회장은 대규모 임금체불 대책, 박영진 더케이택 대표 및 김왕배 연예인 출신 사업가는 직장 내 성추행 및 괴롭힘과 관련해서 이름을 올렸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은 확정됐다. 국토 교통위원회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타당성 조사 과정에서 대안노선을 제시한 동해종합기술공사의 이상화 부사장과 경동엔지니어링 박상훈 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김세희·안소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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