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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통역안내사 일에 현타가 올 땐 나의 첫 단체팀을 떠올린다. (1)

2023.07.30. 오후 10:50

나는 첫 단체관광팀을 한 이후로 조금씩 일 의뢰가 더 생기게 된 케이스이다. 단체관광팀이란 가족단위의 규모나 의전 수행, 행사스텝으로 참여한 것과 다른 개념이다. 말 그대로 대형버스에 많은 관광객이 탑승하면 내가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모든 것을 주도적으로 설명하고 끌고 나가야 하는 일이다.

나의 첫 단체관광팀은 크루즈 관광객들이었다. 해외에서 거대한 크루즈를 타고 여기저기 국가를 옮겨다닌 투어이다.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나 중국과 묶어서 방문한다. 한 크루즈에 2000명에서 5000명까지 탑승한다. 크루즈 안에는 객실과 식당을 비롯하여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으며, 선상위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한다. 다소 이동속도는 느리기 때문에 젊은층 보다는 편리한 시설을 이용하고 대접받고 싶으신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높다.

출처 : 내 블로그. 각 버스마다 가이드가 한명씩 들어간다.

계획된 각 도시에 정박하면 승선객들이 우루루 내려서 하루정도 시티투어를 한다. 정박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투어스케줄 또한 그에 맞게 설정하게 된다. 이런 원데이 투어는 반일 또는 전일 투어가 있으며, 그 도시 내에서만 이루어지거나, 근교도시로도 이동할 수도 있다. 이런 투어가 애초에 포함되었을 수도 있고, 옵션으로 판매될 수도 있다.

하루짜리 단체인데 한번 해볼래?

이 투어를 받게 된 계기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맥 덕분이었다. 함께 같은 여행사에서 근무하던 선배가 다른 여행사로 이직하면서 크루즈 부서에 들어갔고, 나도 어느정도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따고 조금씩 일을 하며 경험을 쌓아나가던 차였다. 그땐 4월 최성수기였는데 갑작스럽게 부산에 대형 크루즈가 정박하면서 몇십명의 영어가이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다들 이미 일을 잡아놓아서 가이드를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렇게 타이밍이 맞아서.... 사실 자신은 없었는데, 해보겠다고 했다.

그 이전에도 틈틈히 서울이나 부산 등 주요 도시등에 대해 역사나 지리, 관광지등을 공부해 왔었다. 언젠간 정말 단체관광에 들어가야겠지.. 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기에.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기회가 있을 때 잡자! 라고 생각했다.

그 전까지는 의전이나 행사요원으로 들어가는 일 위주로 해와서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몇시간동안 혼자 영어로 떠들 일이 없었다. 또는 가족단위라면 서로 대화하면서 놀아주는 것에 가깝다. 물론 끊임없이 지루하지 않게 대화가 오가야 하지만... 이건 거의 혼자 프레젠테이션이나 강연을 하는 편에 더 가깝다. 그래서 몇시간을 내가 혼자 마이크를 잡는 전제로 준비를 해야 했다. 아직 그런 경험은 없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