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낙, 日에 5000억대 배당… 갈길 먼 공작기계 ‘뇌’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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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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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기계용 수치제어장치(Numerical Control·NC) 등을 공급하는 한국화낙이 본사인 일본 화낙(FANUC CORPORATION) 등 주주들에게 6000억원에 육박하는 배당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작기계는 각종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데, NC는 공작기계의 ‘뇌’에 해당한다.

10일 공작기계업계에 따르면, 한국화낙은 지난해말 주주들에게 총액 6000억원에 육박하는 특별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화낙은 2020년 308억원, 2021년 295억원 등 300억원 안팎을 배당했으나 작년에는 배당총액이 약 20배 늘었다. 1978년 설립된 이 회사의 역대 최고 배당액(2015년 906억원)도 훌쩍 넘었다.

화낙 NC 제품군 패널 /화낙

한국화낙은 지난해 이익잉여금이 1조853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회전율 등 재무비율관리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9265억원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는 등 자금운용상의 어려움도 특별배당의 원인으로 꼽힌다.

비상장사인 한국화낙은 공식적으로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화낙은 3월말 결산법인으로, 오는 6월에 공개될 감사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규모가 공시될 전망이다.

한국화낙의 주주는 지분 94.70%를 보유한 일본 화낙, 지분 5.3%를 보유한 한국 공작기계 제조사 화천기공으로 구성돼 있다. 화천기공의 배당수익도 2021년 16억원에서 지난해 327억원으로 급증했다. 화천기공이 지분을 보유한 주요 계열사 서암기계공업, 화천기계, 에프앤가이드의 배당금을 전부 합해도 4억여원에 그쳐 약 320억원은 한국화낙에서 확보한 배당수익으로 추정된다.

지분율을 고려하면 일본 화낙 본사는 지난해 5000억원대 배당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화낙은 NC를 일본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다. FANUC이라는 사명도 제품명에서 따왔다. 전세계의 NC 제품 시장을 지멘스와 함께 과점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화낙이 지멘스를 압도하는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화낙이 독점적 지위를 갖는 NC 분야의 공급망 다변화는 공작기계 업계에 오랜 화두다. 국내 대형 공작기계 제작사인 DN솔루션즈(구 두산공작기계)와 현대위아 등은 자체 개발한 NC 제품을 갖고 있으나 점유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현장의 공작기계 사용자들이 화낙 제품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한국화낙은 화낙의 한국내 영업과 서비스 등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국내 대형 공작기계 제작사의 NC 제품 매출 비중이 높아 사업구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기준 연간 매출액 5033억원, 영업이익 798억원, 단기순이익 66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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