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코리아나미술관 <불안 해방 일지>

《불안 해방 일지》 #3. 큐레이터 토크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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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31. 17:5121 읽음

안녕하세요, 코리아나미술관입니다.


지난 10월 23일 코리아나미술관 c-lab에서 《불안 해방 일지》 전시 연계 프로그램인 큐레이터 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심연정 큐레이터와 함께 ‘불안’이라는 감정을 주제로 선정한 전시 기획 의도,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현장을 한번 살펴보실까요?



먼저 그 동안 코리아나미술관이 ‘신체’와 ‘여성’을 주제로 삼았던 기획전의 큰 흐름에서 본 전시가 가진 연계성을 읽어보았습니다. 심연정 큐레이터는 신체와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감정 중 ‘불안’에 주목한 이유를 언급하며, 이전의 행보에서 이어진 탐구로 전시의 시작점을 짚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이번 전시가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신진, 청년 작가들을 주목하고자 한 이유를 오늘날 젊은 세대가 경험하는 불안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하는데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증가한 MBTI 신드롬과 사주, 운세 그리고 각종 심리 치유 프로그램의 인기와 같은 현상이 대중이 느끼는 불안이라는 심리를 살펴볼 수 있다고 전합니다.

또한 '불안'의 감정은 최근 다양한 캐릭터로 표현되며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였는데요. 이처럼 불안은 세대와 무관하게 모두가 흔히 느끼는 감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Anxiety

“Anxiety” 불안의 어원을 살피면 고대 그리스어 ‘angh’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angh(짐을 짊어진, 고통을 겪는)’은 일차적으로 갑갑하거나 죄어드는 불편한 신체 감각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프로이트와 키에르케고르와 같은 많은 철학자, 정신분석학자들의 주된 연구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위스틴 휴 오든 시인은 1949년에 불안의 시대 The Age of Anxiety를 발표하였고, 2차 세계 대전 이후 사람들은 해당 시에 영향을 받아 “자신의 세대가 불안하다”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돌기 시작했습니다.

흔히들 지금도 우리는 “불안의 시대”라고 말하는데요. 이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었던 말이었습니다.



토마스 레온치니와 지그문트 바우만와의 대답집인 『액체 세대』(2020)에서도 이런 말이 오갔습니다.


유동하는 근대에서 불안과 우울증이 눈에 띄게 증가한 반면 비가시성에 대한 경험은 점차 약화되어 사라질 위기입니다. 그러나 유동하는 근대의 전형적 고통인 불안과 우울이라는 두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바로 이 '비가시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가시성이 요즘 현대사회에서 최악의 "질병"이 되었습니다.

『액체 시대』(2020)


불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삶에 스며들어 현대인의 주된 질병으로 자리잡기도 합니다. 이어 심연정 큐레이터는 전시 기획에 있어 불안을 해소되어야 하는 감정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짚고자 합니다.


오늘날의 불안은 장기적으로는 없애야 할 것으로 인식되지만 철학과 정신분석에서는 불안을 인간의 본질적 조건으로 논의했다는 것을 사람들은 거의 잊고 있다. 즉, 불안은 사람들을 마비시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데 매개가 되는 바로 그 조건이기도 하다.

레나타 살레츨, 『불안들』(2004)

따라서 본 전시는 우리 일상에 스며든 익숙하지만 복잡한 감정인 ‘불안’을 주목하며, 9명의 작가들과 함께 오늘날의 불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마주하며 이를 통해 우리 현실의 순간들을 성찰하고자 하였는데요.

전시는 불안을 탐구하며 마주하는 작가들, 또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작가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작가 선정의 기준을 통해 각 작가들의 예술적이고 진솔한 시도가 모여 ‘불안 해방 일지’를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연정 큐레이터는 전시를 구성하는데 앞서 ‘피치 퍼즈’의 색상을 통해 “불안”을 상징하고자 했는데요. ‘피치 퍼즈’는 팬톤이 정한 2024 올해의 컬러로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촉각적인 포옹을 제공해주는 색상으로 선보였습니다.

전시의 메인 컬러로 쓰인 피치 퍼즈를 중심으로 각각의 감정을 원색과 파스텔의 색상 범위 내에서 조합하여 여러 감정이 뒤섞인 형태의 그라데이션을 이번 전시의 그래픽 아이덴티티로 표현하였습니다.

큐레이터 토크는 심연정 큐레이터의 전시 투어로 이어 진행되었고, 이 밖에도 전시 투어를 진행하며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가의 다른 작품들, 그리고 준비 과정에서의 세부적인 이야기들을 공유하였습니다.

심연정 큐레이터의 큐레이터 토크까지 《불안 해방 일지》를 위해 기획되었던 전시 연계 프로그램은 아쉽지만 여기서 종료됩니다.


그러나 해당 전시의 도록을 통해 더욱 자세한 큐레이터의 이야기를 접하실 수 있습니다. 토크를 놓쳐 아쉬우신 분들께서는 도록을 통해 만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불안 해방 일지》 도록





《불안 해방 일지》는 예측 불가능한 사회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불안’을 동시대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살펴보는 전시입니다. 전시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신과 타인, 사회와의 관계에서 이 감정을 어떻게 마주하고 공존할 수 있을지 탐색하고자 합니다.


코리아나미술관 《불안 해방 일지》는 11월 23일 까지 운영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시 예약 바로 가기


■ 전시제목
불안 해방 일지
Anxieties, when Shared
■ 전시기간
2024. 8. 7. 수. – 11. 23. 토.
■ 전시장소
코리아나미술관
■ 참여작가
김미루
김지영(109)
도유진
백다래
신정균
양유연
이예은
이원우
조주현
■ 관람시간
화 - 금 오전 11시 – 오후 6시 30분
토 오후 12 - 오후 6시 30분
※ 매주 일요일, 월요일 휴관
■ 관람요금
성인 5,000원, 학생 4,000원
(미술관+박물관 통합권: 성인 8,000원, 학생 7,000원)
■ 주최·주관
코리아나미술관
■ 후 원
㈜코리아나화장품
■ 문 의
02-547-9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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