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자유 수호에서 극단주의는 결코 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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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22.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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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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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서 법관 독립 강한 신념…사법 정치화 강한 경계
"정의의 여신이 안대 벗고 칼·저울 내팽개치는 행태 벌어져"


국정감사 출석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대전고등법원장 시절인 2021년 10월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8.22 [연합뉴스 자료사진]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22일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균용(61·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과거 기고한 글에서 '자유주의'와 사법부의 독립에 대한 굳은 신념을 드러냈다.

사법의 정치화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강하게 나타내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대전고등법원장으로 재임하던 작년 12월 대전지방변호사회지에 '인문학의 광장에서 법관의 길을 묻는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그는 "(법관은) 적어도 자유의 수호에 있어서 극단주의는 결코 악이 아니며, 정의의 추구에 있어서 중용은 미덕이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과 끊임없는 자기 확인을 통해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나아지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모든 법관은 법의 지배에 따라야 하고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그것을 보호하고 실행해야 하며 법관으로서 독립성을 침해하는 어떤 정부나 정당에도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부 독립에 대한 원칙주의적 신념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또 "정치가 경제를 넘어 법치를 집어삼키는 사법의 정치화가 논란이 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하며 "법관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에 지나치게 강하게 관련되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는)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정치, 법치, 사회는 아직도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다가는 황무지에서 한강의 기적과 자유의 기적을 이룩한 우리나라와 국민은 이제 어쩌면 황혼의 어스름 속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며 법치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년을 두고서는 "정의의 여신이 안대를 벗고 양손에 든 칼과 저울을 내팽개치는 참으로 희한한 행태가 적지 않게 벌어졌고 이를 부채질하거나 방관하는 행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이 법원에 대해 진실이 모욕당하고 정의가 살해당하는 아수라장으로 인식하는 사태까지 빈번하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후보자는 글 말미에 "2023년에는 사법부도 진실과 정의가 살아 숨 쉬고 국민의 상식이 존중받는 방향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신뢰받는 사법이 실현되고 진실과 정의가 상식이 돼 살아 숨 쉬는 자유로운 사회를 꿈꾼다"고 적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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