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괴담 정당이 돼 버린 민주당, 양심의 문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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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19.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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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인천 부평구 부평역 북부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인천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6년에 걸친 환경영향평가 결과 사드 전자파는 인체 보건 기준 53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사드 전자파에 사람이 튀겨진다는 괴담을 주장해온 민주당은 사과하지 않았다. 그 대신 22일부터 이틀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동해안에서 ‘후쿠시마 괴담’ 여론몰이에 나섰다. 태평양으로 방류되는 일본 오염수는 한국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또다시 괴담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괴담의 시작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는 가짜 뉴스에 올라타면서였다. “한국인 유전자 구조가 취약해 95%가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식의 괴담을 유포하며 국민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황당한 슬로건을 내건 광우병 집회를 전국에서 주도하다시피 했다. 모두가 희극 같은 엉터리 주장이지만 당시엔 국민 정서를 흔들어 큰 정치적 효과를 보았다. 민주당은 이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때는 좌초설, 기뢰설 등 갖은 괴담을 만들어냈다. 얼마 전 이재명 대표가 지명했다가 사퇴한 혁신위원장은 ‘천안함은 자폭’이라고 주장했던 인물이었다. 세월호가 우리 잠수함에 충돌해 침몰했다는 황당 괴담에 동조한 의원도 한둘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때 민주당이 제기한 박근혜 대통령 ‘7시간’ 의혹은 차마 지면으로 옮길 수 없을 정도로 저속한 괴담들이었다. 2016년 최순실 사건 때는 “박정희 통치 자금이 300조원,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이 조(兆) 단위”라는 괴담도 민주당 중진 의원을 통해서 퍼져나갔다. 민주당은 수돗물 민영화 괴담, 인천공항 민영화 괴담도 만들어 냈다.

정당은 때로 완전히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칫 은폐될 수 있는 진실이 드러나는 순기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그동안 퍼뜨려온 괴담들은 그런 합리적 의심 차원의 문제 제기가 아니었다. 누구나 조금만 사실을 파악해 보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사실이 아닌 줄 뻔히 알 만한 내용이지만 오직 상대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사실인 듯이 주장한 것이다. 혹세무민이다.

열 손가락으로 다 꼽을 수 없는 민주당 발 괴담 중 사실 비슷한 것으로도 판명 난 것이 없다. 그때그때 국민들의 불안 심리, 특히 먹거리나 건강과 관련된 심리를 자극해 괴담의 효과를 키워왔다. 이 때문에 국가가 치러야 했던 비용은 심각하다. 민주당에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의원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이 괴담이 사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단순한 정쟁이 아니라 양심의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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