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당 “당직자 월급도 없다”…의원 대출받아 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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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20. 오후 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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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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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사비 1억2000만 원 차입키로
총선 이후 당권자 감소로 재정난 직면
선관위 경상보조금도 한 달 뒤 들어와
“당대회서 재정상황 설명···9월 정상화 기대”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경제]

정의당이 이번 달 당직자 임금 지급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사비를 모으기로 했다. 최근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당직자 임금 체불을 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은 전날(1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7월 당직자 임금 지급 부족 금액을 의원들의 사비를 차입해 메우기로 했다. 의원들이 이번에 내놓는 금액은 총 1억2000만 원이다. 의원들이 내놓는 금액의 규모는 개인별 사정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당직자들이 당 사정을 고려해 7월 임금 수령 유예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정의당에서 직원들의 임금 지급을 미뤄선 안 된다’는 의원들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한 의원은 “당직자들도 매달 나가야 하는 월세 등 생활비가 있을 텐데 임금 지급을 미룰 수 없는 만큼, 그나마 후원금 등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력이 있는 의원들이 보탬을 주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재정난은 2년 전 총선 이후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제21대 총선에서 기대보다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지역구 후보지원금 43억 원이 고스란히 부채가 됐다. 여기에 올해 치러진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참패한데 이어 김종철 당대표의 성비위 사퇴 등 각종 논란이 계속되면서 당비를 내는 당권자 규모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문정은 비상대책위원은 지난달 23일 비대위 회의에서 “현재 당원은 4만명 수준으로 당비를 내는 당권자 규모는 1만명대로 급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정의당의 부채 규모는 36억 원으로, 매월 발생하는 경상 적자만 1억5000만 원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는 선거보조금과 각종 돌려막기 차입 등으로 재정을 메웠지만 이번에는 당의 ‘보릿고개’마저 겹치면서 ‘재정 펑크’를 면치 못했다. 선관위의 3분기 경상보조금이 8월에야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에 정의당은 당장의 고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여의도 밖으로의 당사 이전을 추진 중이다. 현재 서울 여의도에 당사를 두고 있는 정의당은 임대료로만 연간 2억4000만 원 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긴축 운영 등 ‘재정 다이어트’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오는 8월 임시 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재정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드릴 예정”이라며 “9월로 예정된 당직선거(전당대회) 등을 거치면 재정적 여유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 일각에선 의원들의 사비 지출이 ‘비례대표 총사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정의당 일부 당원들은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 당원 총투표 발의’를 위한 서명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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