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가입해달라" 이준석 반격…정작 20대·남성 "징계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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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7.12. 오후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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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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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후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대표의 주차자리가 비어있다. 김상선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중징계를 둘러싼 여론이 이 대표에게 부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당 대표의 당원권을 반 년간 정지하는 사상 초유의 처분에 대해, 과반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면서다. 코너에 몰린 이 대표가 2030세대 팬덤을 등에 업고 여론전에 나설 것이라는 당 안팎의 우려는 다소 옅어진 모양새다.

여론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9~10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리위의 징계가 적절했다’는 응답은 51.5%였다. 이 대표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51.9%)과 20대(48%)·30대(49.8%) 응답자들도 절반가량이 이 대표 징계에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같은 날 공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읽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의 징계가 ‘적절하다’(33.2%)거나 ‘(현 징계가) 미흡하다’(27.5%)는 의견은 절반을 넘었다(60.7%). 성별로는 남성 응답자의 56.8%가,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 응답자의 각각 49.7%, 65.2%가 같은 의견을 밝혔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도 응답자의 53.4%가 이 대표의 현 징계에 대해 적절하거나 미흡하다고 답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강윤 KSOI 소장은 “새 정치의 아이콘처럼 여겨졌던 이 대표가, 기존 정치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성 비위에 휩싸이면서 젠더 이슈에 민감한 젊은 세대가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이런 여론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에게서도 확인된 것이 최근 여론조사 추세”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상선 기자

당초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청년들의 지지세를 지렛대 삼아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징계 전 각종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문제를) 20일이면 해결할 자신이 있다”며 자신의 영향력을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징계를 받은 직후인 8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을 유도하는 글을 올렸다. 이에 호응하듯, 이 대표의 지지자가 밀집된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당원 가입했다”는 취지의 인증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윤리위 결정에 동의하는 여론이 과반이라는 흐름이 이어지며 이 대표 팬덤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이준석 인사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 대표를 지지하는 비율이 당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비토 여론이 특별히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흐름이면 이 대표가 여론에 기대서 가처분 신청 등으로 당과 전면전을 펼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로썬 이 대표가 징계 처분을 되돌리려면 윤리위에 재심 청구를 하거나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 당과 법정 다툼까지 불사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여론의 힘을 받지 못했을 경우 떠안을 정치적 리스크도 만만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1일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자택 현관문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에서 보낸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어있다. 안내서상 우편물 종류는 '내용증명'으로 명시돼있다. 연합뉴스

8일 새벽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 후 즉각 불복할 뜻을 시사했던 이 대표는 닷새째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이 대표가 12일 현재 서울에서 머물고 있다”며 “아직 윤리위 처분 직후이기 때문에 호흡을 고르면서 차분히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최근 접촉했던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윤리위원회 당일(7일) ‘끝나고 바람 좀 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와 연락을 취할 계획이 있냐는 “아직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잠행하는 동안 당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중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징계 당일인 8일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확정했다.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상태를 당헌·당규상 ‘궐위’가 아닌 ‘사고’로 해석해 6개월간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가져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기간이 끝나는 12월 이후에도 반년 가량의 임기가 남아있는 상황이라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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