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중국 화성 탐사차량 ‘주룽’, 동면서 깨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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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1.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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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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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작동 정지 뒤 ‘부활’ 발표 없어
태양광 전지판에 먼지 쌓였을 공산 커
강풍 안 불면 ‘영구 작동 정지’ 가능성
중국의 화성 지상 탐사차량인 ‘주룽’이 동체 전방에 달린 카메라로 2021년 5월에 찍은 화성 표면 사진. 중국 국가항천국(CNSA) 제공


중국의 화성 지상 탐사차량인 ‘주룽’이 동체 후방에 달린 카메라로 2021년 5월에 찍은 화성 표면 사진. 태양광 전지판이 함께 촬영됐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 제공


화성에 간 중국의 지상 탐사용 차량이 작동 정지에 들어간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재가동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과학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를 만드는 태양광 전지판에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탐사 차량의 ‘부활’ 여부는 전지판의 먼지를 쓸어낼 정도의 강풍이 화성에서 부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과학전문지 스페이스닷컴은 중국의 화성 탐사차량인 ‘주룽’이 지난해 5월부터 ‘동면’에 들어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주룽은 2021년 5월15일 화성의 유토피아 평원에 안착한 지상 탐사차량이다. 중국은 주룽을 착륙시키면서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화성 표면을 밟은 국가가 됐다.

주룽은 높이 1.85m, 중량 240㎏이며 바퀴 6개가 달려 있다. 탑재된 관측 장비로 착륙지의 기후와 자기장 등을 분석해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탐색해 왔다.

주룽이 작동 정지된 건 사고는 아니었다. 유토피아 평원은 화성의 북반구에 있는데, 겨울이 오면 지상으로 쏟아지는 햇빛 양이 크게 줄어든다. 주룽이 전기를 만드는 데 쓸 태양광이 감소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햇빛이 약한 시기를 버텼다가 기상 조건이 좋아지면 다시 주룽을 작동시키기로 중국 당국이 계획한 일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계획처럼 굴러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룽은 기온이 영하 15도보다 높고, 140W(와트) 이상의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햇빛이 비치면 자율적으로 재가동된다. 이러한 기상 조건은 지난해 12월에 이미 나타났을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그런데도 주룽이 다시 활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중국 당국에서 전해지지 않고 있다.

주룽이 착륙 1년을 맞이했던 지난해 5월에는 달랐다. 중국은 자국의 우주개발기관인 국가항천국(CNS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룽이 거둔 탐사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주룽이 2021년 9월 중순부터 10월 말까지 태양의 영향 때문에 탐사 활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밝혀,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주룽의 재가동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설명이 없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주룽은 애초 3개월을 활동하도록 설계돼 이미 과학적인 목표는 달성했다. 하지만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 만드는 우주 탐사장비의 특성상 설계 때보다 실제 수명이 연장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주룽의 남은 활동 기한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인 설명이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스페이스닷컴은 중국의 오랜 침묵과 관련해 주룽이 위치한 유토피아 평원에 먼지 폭풍이 불어 태양광 전지판의 에너지 생산 능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지판 위에 먼지가 두껍게 쌓였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태양광 전지판의 먼지를 쓸어낼 정도의 강풍이 주룽 주변에서 불 것이냐가 극적인 활동 재개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행운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주룽은 이대로 영구 활동 정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지 폭풍은 화성에서 탐사차량을 괴롭히는 중요한 문제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화성 지질탐사장치인 ‘인사이트’가, 이에 앞서 2019년 2월에는 역시 미국의 화성 탐사차량인 ‘오퍼튜니티’가 태양광 전지판에 쌓인 먼지로 인한 에너지 부족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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