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S, 美사업 2000억 투자 유치 통신케이블 나스닥 상장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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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5.19. 오후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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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이 2008년 인수한 북미 최대 전선업체 슈페리어에식스(SPSX)가 통신케이블 사업을 분리해 국내 금융기관에서 2000억원을 투자받는다. 이른 시일 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최근 슈페리어에식스의 통신케이블 사업 부문을 떼어내 사모신용펀드(PCF) 운용사 SKS크레딧에서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투자를 유치하기로 합의했다.

북미 최대 통신케이블 사업 1조원대 기업가치 인정받아

2008년 인수 슈페리어에식스

통신케이블 떼어내 자금 모집

국내 시중은행·사모펀드 참여

SKS크레딧은 국내 주요 시중은행을 출자자(LP)로 참여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슈페리어에식스 통신케이블 부문 가치는 7억5000만달러(약 1조원)로 추정된다. SKS크레딧은 이번 투자로 약 20%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LS와 SKS크레딧 측은 이번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이른 시일 내 통신케이블 부문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슈페리어에식스는 LS전선이 2008년 인수한 글로벌 권선과 통신케이블 제조 업체다.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는 2013년 LS전선에서 인적분할하며 설립된 LS아이앤디가 투자사 사이프러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S그룹은 슈페리어에식스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하며 상장폐지했는데 재상장을 추진하는 셈이다. 총 1조2000억원이 투입된 대형 인수·합병(M&A)이자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해외 기업을 인수한 국내 최초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인수 주체였던 LS전선은 슈페리어에식스 인수로 인해 단숨에 세계 3위 전선업체로 뛰어올랐다. 이번 투자 대상은 통신케이블 제조 부문이다. 해당 부문은 광통신케이블, 동통신케이블, 분산형안테나시스템(DAS)용 케이블 등 각종 통신케이블과 관련 액세서리 제품을 제조·공급한다. 북미 시장에서 16%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통신케이블 사업 부문은 5세대(5G) 통신 등 신기술 발전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 시장은 노후한 통신케이블 교체 및 대용량화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되며 미국 내 5G 통신망 구축 과정에서 현지 기업인 슈페리어에식스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 매출이 24억달러를 웃도는 권선 부문(전기차용 모터에 사용되는 마그네틱 와이어 등 포함)은 이번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여전히 손익분기점(BEP) 근방의 실적을 내는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권선 부문 역시 수익성이 좀 더 개선되면 상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권선과 통신선을 모두 합친 슈페리어에식스 전체 매출은 지난해 3조9023억여 원으로 전년 3조2841억원에서 18% 이상 늘었다. LS그룹의 슈페리어에식스 인수는 해외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슈페리어에식스는 미국 외에 멕시코, 독일, 프랑스 등 북미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25개 공장에서 권선과 통신선을 생산해왔지만 구자열 LS그룹 의장 지시로 해외 사업장 상당 부문을 통폐합했다. 2008년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한 영향이다. 근래 들어서는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며 권선 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여타 사업부 실적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슈페리어에식스는 구 의장의 대표 투자 사례로 꼽힌다. 구 의장은 M&A를 그룹 성장의 주요 축으로 삼고 꾸준히 국내외 매물에 투자를 이어왔다.

슈페리어에식스 투자 유치는 국내 사모신용펀드 운용사 SKS크레딧의 참여로도 주목받는다. 최근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둔화되면서 이번 슈페리어에식스 투자를 비롯해 크레디트 투자사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SKS크레딧은 최근 한화솔루션과 신재생에너지 연계 데이터센터와 물류센터 등의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으며, 해당 사업을 위해 2500억원 규모 신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기도 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근 2년 새 여러 운용사가 잇달아 크레디트(신용) 법인을 출범했지만, 설립 초기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투자 활동이 없었다"며 "투자 시장 경색이 완화되며 이들의 투자가 활발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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