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배당금에 배당 매력도 커져
CJ CGV 유상증자 마무리로 한숨 돌려
주식시장의 ‘큰 손’인 연기금이 6개월 넘게 국내 주식 투자를 줄이는 와중에도 이달 들어 CJ를 600억원 이상 매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시작되자 자회사인 CJ올리브영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지속해서 배당을 늘리고 있다는 점과 CJ CGV의 자금난이 해결된 점 역시 CJ가 연기금의 투자처로 부상한 이유로 해석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국내 주식을 3900억원어치를 팔면서도 CJ를 612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연기금은 4월부터 이달까지 국내 주식 투자 규모를 줄였지만 CJ는 지난달 3일부터 32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덕분에 CJ는 이달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이 CJ에 대한 지분을 늘린 이유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중국의 단체 관광 재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10일 자국민에게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했는데, CJ의 자회사 CJ올리브영은 대표적인 유커 수혜주다. K-뷰티의 인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은 엔데믹 전환 이후 점차 매출액을 늘려왔는데, 이번 중국 단체 관광 재개로 실적 회복세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같은 신호는 이미 포착되고 있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CJ올리브영의 외국인 판매액은 300억원이었는데, 중국 단체 관광이 허용된 지난달 이 수치는 390억원으로 늘었다.
두 번째 이유는 늘어난 배당이다. 연말 주가 수익과 배당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연기금은 통상 9월부터 배당주를 매수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고배당보다는, 배당수익률과 순이익이 크게 개선될 업종의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금은 여기에 CJ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보통주 1주당 2000원을 배당한 CJ는 이 금액을 점차 늘렸다. 2021년 주당 배당금은 2300원, 지난해 이 수치는 2500원이었다. 주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인 시가배당률도 2020년 2.2%에서 2021년 2.7%, 2022년 3%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이 15% 감소한 상황에서도 CJ는 배당금을 늘렸다.
최근 CJ CGV가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으며 자금 문제를 해결한 점도 호재다. 6월 CJ CGV는 주주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57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초기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기존에 유통되는 주식 수(4772만8537주)보다 신주(7470만주)를 약 1.5배 많이 발행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주주 청약률은 89.4%를 기록했다. 우려와 달리 양호한 수치였다. 나머지 10.6%(440억원)의 실권주 일반 공모 청약엔 3조331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번 유증으로 CJ CGV는 4153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CJ의 향후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CJ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0.33% 늘어난 7928억원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CJ올리브영의 매출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CJ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현 DS증권 연구원도 “CJ의 적정가치는 최소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반영하면 최근의 상승 랠리를 적용해도 주가는 저평가 구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