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中 배터리 생산량 수요의 3배… 전기차 치킨게임 `戰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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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13. 오전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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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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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등 업계 공격적 증설 행보

공급 과잉 우려… 가격 하락 예상

전기차 주도권 완성차로 쏠릴 듯


중국 푸젠성 닝더시의 CATL. CATL 제공.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열을 올리면서 2025년부터 배터리 공급 과잉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중국 내부에서부터 흘러나온다. 공급이 많아지면 배터리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중국발 치킨게임 우려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지나친 기우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공급 과잉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배터리 주도권이 완성차업체들에 넘어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올해 500GWh에서 2025년 3000GWh로 6배 증가한다. 2025년 중국 내수용 배터리 수요는 1000GWh인데 수요 대비 세 배 이상 배터리가 생산되는 것이다.

당장 올해 CATL, BYD, 궈쉬안, EVE, 신왕다, 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를 경쟁적으로 공식화했다. 이들은 올해 기준 최소 75건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투자액은 1조위안(약 187조) 이상에 달한다.

CATL은 올해 최소 10개 주요 투자 프로트젝에 총 1500억위안(약 28조)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왕다는 128억위안(약 2조)을 투자해 1차 공장을 건설, 내년 9월 이전에 가동하고 2차 공장 역시 건설할 예정이다.

중국 배터리 산업이 2025년 내수부터 공급 과잉에 시달리면서 제품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이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과 유럽연합의 배터리 여권제 등으로 큰 시장이 막히면서 생존을 위해 가격 출혈을 감내해 치킨 게임 양상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국내업계에서는 중국이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와 증설로 출혈경쟁을 시작해도 배터리의 주행거리와 성능 측면에서 한국 배터리 품질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LFP 배터는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400km를 넘어서기 어렵고 가격 자체도 경쟁력이 과거만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중국은 LFP(리튬인산철)의 원통형 배터리 위주고, 국내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의 각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경쟁군이 다르다"며 "설사 중국이 가격 출혈을 감내해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해도 배터리는 결국 품질이 제일 중요한데 품질 측면에선 국내 3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면 수요 공급 차원에서 배터리 공급과잉이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3사가 기술적 우위를 아직 가지고 있더라도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요구하는 배터리 품질 기준과 가격 경쟁력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요·공급 차원에서 치킨게임이 언제 시작될지에 대해 장담은 못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고 계획 증설까지 포함하면 2025년보다 더 빨리 공급과잉이 올 수 있다"며 "중국에서부터 공급 과잉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으니 완성차업체들은 슬슬 여유를 가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현재 배터리업체 위주인 전기차 주도권이 배터리 공급 과잉으로 완성차업체에 넘어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호황은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업체들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다면 치킨 게임은 머지 않은 것"이라며 "미국 완성차업체와 국내 배터리 3사가 합작을 하고 있지만, 합작은 항상 한시적인 것으로 합작투자 자체가 미국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를 위한 발판이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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