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돗물 폐수 수준 걸러 먹었다…"물고기도 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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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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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공업용 수준 원수 58일간 공급
물고기 살 수 없는 원수도 11일이나 공급
박재호 의원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추진돼야"


낙동강네트워크가 지난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낙동강에서 검출된 녹조(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강물 뿐만 아니라 낙동강 주변 공기에서도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산 수돗물이 공업용수로 쓰기에도 부적절한 원수를 걸러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남구을)이 부산시에서 받은 '물금 및 매리 취수장 주변 수질등급'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17일부터 8월 18일까지 63일 중 공업용수로 쓸 것을 권고하는 4등급 이하 수질의 원수로 정수한 수돗물이 총 58일간 공급됐다. 또 물고기가 살 수 없는 6등급 원수도 11일이나 수돗물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수질은 총 6등급으로 나뉜다. 1, 2, 3등급까지만 생활용수(식수 포함)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4등급 물은 '농업용수나 고도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5등급 물은 '특수한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6등급 물은 '용존산소가 없는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8월 부산시민들의 식수 원수를 취수하는 경남 물금·매리 취수장 인근 낙동강이 녹조로 초록색을 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장기간 4~6등급 원수가 들어왔지만 부산시는 고도정수 처리를 통해 일단 식수 허용 기준치를 통과하는 수돗물을 생산했다. 하지만 이런 오염된 물을 계속 정수 처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여름 수돗물 내 소독부산물이자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이 0.05mg/L까지 올라가는 등 원수 수질 악화가 가정의 수돗물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의 취수원 팔당호의 경우 연간 1등급을 유지하는 등 다른 지역 취수원에는 대부분 1, 2등급의 원수가 공급된다. 반면 부산 물금·매리 취수장은 연간 평균 3등급 원수가 들어오고, 여름엔 4등급 이하의 물이 공급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올여름의 경우 가뭄과 고온 현상으로 낙동강의 부영양화가 심각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재호 의원은 "4등급 이하 공업용수를 먹을 수 밖에 없는 부산 시민의 고통은 시급하고 중요한 민생 과제"라며 "장기적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계속 추진돼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시급히 국비를 편성해 낙동강 녹조 대응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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