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쇄도산 막아라…연준 유동성 지원기금, 어떻게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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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13. 오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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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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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 등 잇따라 파산 은행이 발생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 뱅크텀펀딩프로그램(BTFP)라는 새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발표된 이 기금은 은행의 스트레스 경감이 목적으로 최장 1년간 대출해주며, 은행이 가진 미 국채와 모기지 증권 등의 대출 담보를 1년전 가치로 환산해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깎인 채권 가치를 보전해주는 것 등이 특징이다. 다음은 로이터가 정리한 이 기금 관련 핵심 요소 설명이다.

◇ 은행 스트레스 경감

연준은 지난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1년 전 거의 제로 수준이던 금리를 현재 4.50~4.75% 수준으로 인상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널리 보유하고 있는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 가격을 약화시켰고, 이는 실리콘 밸리 은행의 경우처럼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파산한 주요 요인이 되었다. 관계자들은 다른 은행들도 연쇄적으로 같은 식으로 파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연준은 12일 성명에서 "BTFP는 질 높은 증권에 대한 추가 유동성 공급원이 되어 은행들이 증권들을 스트리스 기간 중에 빨리 팔아야 하는 필요성을 경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에서 스트레스란 자금 부족으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을 말한다.

◇ 담보 가격 헤어컷은 없다

유가 증권 등의 가격 할인을 '헤어컷'이라고 하는데 연준은 이번 기금을 통해 자금을 융통해주면서 대출 담보에 대한 평가에 헤어컷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즉 미국 국채와 모기지 증권 등을 포함해 수용 가능한 대출 담보를 '액면가격'(par)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1년 동안의 연준 금리 인상으로 인해 공개 시장의 채권 가치가 내려갔지만 이것이 아닌 액면가에 따라 연준이 돈을 빌려주겠다는 의미다.

◇ 고정금리로 최장 1년간 대출

또한 이 프로그램에 따라 최장 1년의 대출이 가능하다. 조기 상환하더라도 페널티는 없으며 대출은 내년 3월11일 이전까지 가능하다.

금리는 대출이 이뤄지는 날 기준 1년 만기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왑(OIS) 금리+10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로, 대출 기간 중에 고정된다.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OIS 금리는 연준의 발표가 있던 12일 오후 이후 약 4.9%였다. 이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전인 지난 주의 5.6%에서 하락한 것이다.

◇ 재무부 외환안정기금 250억 달러가 자금

이 대출은 연준 산하 12개 지역 은행들이 실행하는데, 이들 은행들은 미 재무부의 외환 안정기금(ESF)에서 250억 달러를 지원받게 된다. 연준은 프로그램에 따른 대출금이 전액 상환되지 않는다 해도 중앙은행이 담보물을 압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자금을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추가 파산 위험 극적으로 감소할 것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대출 기금의 세부 내용이 공개된 뒤 "SVB가 지난주 자본조달에 실패한 것은 지난 1년간 누적된 금리 인상이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담보는 액면가와 같게 평가될 것이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SVB와 유사한 상황(만기 보유 포트폴리오가 타격을 입은 것)인 다른 은행들이 쉽게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게 한다"면서 "오늘의 조치는 추가적인 파산의 위험을 극적으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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