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더 미끄러운 '미끄럼방지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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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9.02. 오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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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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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되면 눈·비 오는 날 더 위험
서울시 "주기적으로 점검, 최소 기준 충족"
[앵커]

최근, 남산 둘레길에서 버스가 미끄러지며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곳엔 미끄럼 방지 포장이 깔려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오히려 길이 더 미끄러워지면서 사고가 났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비 내린 남산 둘레길에 버스 한 대가 넘어져 있습니다.

모퉁이를 막 지난 내리막길입니다.

사고를 목격한 인근 주민은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최애라/사고 목격자 : 그걸 보자마자 '페인트 때문에 결국 버스가 넘어갔구나' 그렇게 생각한 거죠.]

페인트 때문이라는 이 말, 무슨 의미일까.

[동료 버스 기사 : 한 50m까지 브레이크가 안 들어. 사람 죽으라는 거예요. 그렇게 민원을 많이 넣었어요. '제발 좀 바르지 마세요, 미끄러지니까.']

주민뿐만 아니라 버스 기사들도 같은 문제를 지적합니다.

지난 2022년 11월 사고 지점에 미끄럼방지포장이 깔렸습니다.

문제는 그때부터 길이 오히려 더 미끄러워졌다는 겁니다.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박승범/도로교통사고감정사협회 부회장 : 여기는 이제 거칠기나 이런 게 좀 살아있는데, 이쪽은 맨들맨들하잖아요.]

애초 마찰력을 높이기 위해 도료에 돌 알갱이를 섞어 넣었습니다.

하지만 차들이 지나다니면서 다 갈려 나갔습니다.

[박승범/도로교통사고감정사협회 부회장 : 결국은 이 코팅막만 살아남을 수가 있거든요.]

페인트만 남으면서 도로를 스케이트장처럼 만들었습니다.

눈비 오는 날은 특히 더 위험합니다.

비슷한 상황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7년 경남 양산에선 미끄러운 도로포장 탓에 버스가 뒤집어졌습니다.

1명이 숨졌습니다.

지자체는 사고 지점 포장을 모두 벗겨냈습니다.

서울시는 주기적으로 점검·보수해 일정 이상 마찰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못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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