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코로나 세대가 마스크를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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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1.24. 오후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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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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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는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자기 양쪽 볼과 귀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한다. "아가 마뜨끄(마스크)!"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 것처럼, 이 아이에겐 마스크를 쓰는 것도 꼭 거쳐야 할 절차인 셈이다.

이젠 바뀐다. 정부가 이달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도 전면 자율화하면서다. 식당이나 마트는 물론 어린이집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우리 아이도 이젠 친구들과 서로의 입모양을 보며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마냥 반가워 할 수만도 없다. 부모로서 가장 걱정되는 점은 우리 아이의 발달 상태다. 지난해 서울시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에 영·유아기를 보낸 아동 2명 중 1명은 발달이 늦어 지속적인 관찰이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다. 전반적인 발달 지연이 가장 많은 가운데 정서적 발달, 언어 발달, 사회성 발달 순으로 결핍이 두드러졌다.

미국 브라운대가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근 태어난 아이들의 지능지수(IQ)도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낮다.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3개월~3세 영아의 평균 IQ는 100 내외였지만 이후 태어난 아이들의 평균 IQ는 78에 그쳤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받는 자극이 크게 줄어 인지능력이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성장 및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하는 전문 기관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올해 상반기에 조성되는 '서울아이 발달지원 센터'는 영·유아 발달 선별검사 등을 통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아이들을 전문기관과 연계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소득과 상관없이 매년 1만명에게 영·유아 맞춤 검사·진단·상담 등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다 문턱을 낮춰 폭넓은 가정에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과학저널 네이처는 전 세계에서 시행된 영·유아 발달 연구 내용을 소개하면서 코로나 세대(COVID generation)라는 용어를 썼다. 곱씹을수록 마음이 아픈 말이다. 코로나 세대를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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