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국고손실 5억 적시했는데..이재명은 왜? “7만 8000원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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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8.25. 오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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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법카 의혹' 조사 마치고 출석 5시간 만에 귀가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배우자 김혜경 씨가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22.8.23 [공동취재] (끝)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관련해 경찰이 최대 5억원이 넘는 국고손실죄를 적시한 가운데, 이 후보가 해당 사건을 ‘7만8000원 사건’이라 표현했다. 이를 두고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정직하지 못한 사술(詐術·속임수)”이라고 비판하는 등 본질 흐리기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가 23일 오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것에 대해 이 후보는 공식 입장을 통해 "아내는 카드를 쓴 적이 없고 카드는 배 모 비서관이 쓴 게 확인됐다. 제가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 못하고, 제 아내가 공무원에게 사적 도움을 받은 점은 국민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음식점에서 아내는 선거카드로 자기 몫 2만6000원만 냈고, 동석자 3인 몫 7만8000원을 배씨와 제보자 A씨가 아내와 수행책임자 B모 변호사에게까지 숨기며 법인카드로 결제했음을 보여주는 A씨와 배씨간 대화 녹음을 지적했는데, 경찰은 이에 관해 설명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 측 대리인도 입장문을 통해 "김씨는 7만8000원이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 A씨에 의해 경기도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는 사실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했고, 현장에서 A씨를 보지도 못했다"면서 "김씨는 그동안 법인카드 사용을 지시한 적 없고, 법인카드의 부당 사용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7만8000원 사건'에서도 김 씨가 법인카드 사용 여부를 몰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경찰이 소환조사까지 하는 것에 대하여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100분 토론에 앞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2022.08.23.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 후보와 김씨 측이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7만8000원 사건’이라 표현하고 있는 것과 달리, 경찰은 법인카드 횡령과 관용차 렌트 비용, 배씨의 11년치 급여까지 최대 5억원이 넘는 국고손실죄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 측과 경찰의 혐의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경찰이 배씨의 11년치 급여까지 국고손실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경기도청에서 급여를 받은 배씨가 김씨의 사적 업무를 주로 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배씨 급여 전체를 국고 손실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측과 김씨측이 해당 의혹을 '7만8000원 사건'이라 명명한 것에 대해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7만8000원 사건이라는 네이밍이 기가 막힌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유창선 페이스북 캡처

그는 “7만8000원의 3인 식대를 결제한 건은 선거법 위반 혐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액수에 상관없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중요한 건, 이 ‘7만8000원’은 김혜경씨가 받고 있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혐의들 가운데 정말 얼마 안 되는 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와 관련된 법인카드 유용 의혹들은 대략 소고기 구매 의혹, 30인분 샌드위치 구입 의혹, 카드 바꿔치기 결제 의혹, 법인카드 쪼개기 의혹, ‘한우 카드깡’ 의혹, 사적 음식값 결제에 경기도청 5개 부서 예산을 동원했다는 의혹, 이 의원 자택 앞 복집 318만원 결제 의혹 등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도 이 많은 의혹들을 ‘7만 8000원 사건’이라고 일제히 네이밍 하고 ‘고작 7만 8000원 갖고’라는 논리를 유포시킨다”며 “아직 수사해야 하니까 예단 없이 지켜보려고 했지만 ‘7만 8000원 사건’이라는 네이밍이 기가 막혀 말을 안 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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