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의료 능력 평가 강화·119구급대 환자 수용률 반영 등의 대책 필요해"
김성현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소방지부 구급국장이 어제(17일)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부터 계속 거절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고, 구급대원들도 큰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국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쓰러져 2시간 넘게 산부인과를 찾다가 결국 구급차 안에서 출산한 임산부'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말하기에 앞서 "저희가 지금 노조 명의를 빌려서 왔다. 지난해 '응급실 뺑뺑이' 이슈 이후 잘못된 전달을 방지하기 위해 노조 조끼를 꼭 입고 참여하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근데 제가 보기엔 왜곡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저희는 시민분들이 신고하면 달려오는 119구급대원이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조끼를 벗고 구급대원의 입장으로 이 자리에 서겠다"며 조끼를 벗었습니다.
김 국장은 "올해 2월 대구에서 이마 열상을 입은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쳐 사망한 사건, 3월 회식 후 귀가하던 남성이 낙상 후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결국 상태가 악화된 사건 등은 일부 사례일 뿐"이라며 "현재 도심 지역 119구급대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이러한 출동을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응급환자의 치료 지연에 대한 책임이 구급대에 전가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구급대원들은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국장은 이러한 사태가 단순히 전공의 사직 때문만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며 구급대원들이 환자의 상태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병원의 응급의료 능력 평가를 강화하고, 119구급대 환자 수용률 등을 반영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