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혐오’ 기댄 한동훈 “국회의원 수 300명→250명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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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1.17. 오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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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손을 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제일 먼저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치혐오에 기대 정치개혁의 본질을 호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16일 인천시 계양구 카리스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국회의원 수가 300명이 적정한지 아니면 줄여야 하는지, 우리는 국민께서 어떻게 생각할지 답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 문제는 이를 실천할 만한 의지와 결의가 있는 정당이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 시 재판 기간 국회의원 세비 반납 △당 귀책으로 재보궐선거가 이뤄지는 경우 후보 불공천에 이어, 한 위원장이 내놓은 네번째 ‘정치개혁’ 방안이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의원 한명이 대변해야 하는 국민의 수가 많으면 그만큼 대표성이 떨어지고 국민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의원 1인당 인구수는 17만248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 미국(63만명), 멕시코(21만명), 일본(18만명)에 이어 네번째로 많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나쁜 포퓰리즘의 정수”라며 “국회의원이 적어질수록 의원 개인의 기득권과 권력은 강해지는 것이 상식임에도 이를 정치개혁의 길인 것처럼 입법 1순위로 둔다는 것은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도 “이런 정치혐오는 좀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정치개혁의 본질은 비켜 갔다고 지적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완화하는 게 정치개혁의 기본 방향이 돼야 하는데, 그걸 송두리째 무시하고 마치 의원 수를 줄이면 국회가 제 기능을 하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의원 정수 축소는) 상당히 선정적이고, 인기영합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본질과는 관계가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천 계양을) 사무실과 직선거리로 불과 2㎞가량 떨어진 곳에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대표를 겨냥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이 지역구 출마 뜻을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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