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화장실 갇힘 사고를 당했다는 30대 남성 A 씨의 경험담이 올라왔다. 사고 당일 A 씨는 어린 딸을 집에서 혼자 돌보는 중이었다. 아내는 출근한 상태였다.
A 씨는 “갑자기 배가 아파졌다. 아이를 거실에 두고 화장실에 가려는데 아이가 울어서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어준 뒤 안방 화장실에 가서 일을 봤다”고 밝혔다.
용변을 마친 A 씨가 화장실을 나서려는 순간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는 “안방 화장실은 제가 큰일을 볼 때만 사용해서 (여기엔) 별다른 물건들이 없다”며 “저는 체육 전공에 운동을 열심히 한 나름 건장한 남성이기에 이것저것 해보고 안 되면 그냥 문을 부수고 나가야겠다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고 했다.
A 씨는 문을 열려고 시도했지만 힘을 써도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는 “안방 화장실은 굉장히 좁고 창문도 없어서 숨 쉬는 것도 불편했다”며 “저희가 꼭대기 층이라 밑에 배수로에 대고 ‘사람이 갇혔어요, 경찰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소리쳤는데 몇 번 악을 쓰니 땀이 나고 호흡이 가빠오더라. 군대에서 방독면 쓴 것처럼 어지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속으로 계속 패닉이 오면 안 된다고 마인드 컨트롤하며 문 우측 상단에 쿵 소리 방지하는 걸(스토퍼) 잡고 힘껏 당기니까 문이 휘었다. 두 손으로 힘껏 당겨서 그사이에 뭘 끼워 넣어야 하는데, 한 손으로 당기니까 힘이 부족했다. 거실에는 아기가 계속 우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40분 정도 흘렀을 무렵 A 씨는 화장실 안에 있던 비상벨을 발견하고 눌렀다. 경비실로 연결되는 비상벨이었는데 경비실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이후 A 씨는 티셔츠를 벗은 뒤 문콕 방지용 스토퍼에 묶었다. 그는 옷과 스토퍼를 같이 잡아당겼고, 살짝 열린 문틈에 변기 솔을 끼워 넣었다. 이어 체중을 실어 문을 차보고 문틈을 벌려보려고도 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렇게 4시간이 흘렀다.
그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드나드는 화장실이라 ‘설마 갇히겠어, 갇혀도 문 부수고 나오지’라는 안일한 생각, 다들 조심하셔라”며 “화장실 갈 때 꼭 휴대전화라도 들고 가셔라. 비상 연장도 구비해 두라”고 당부했다.
이어 “비상벨이 경비실에 울렸지만 장난인 줄 알고 확인 안 하셨다고 한다. 이 부분은 관리소장님과 이야기해서 제대로 교육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큰일날 뻔했다. 저는 아이가 화장실에 갇혀 문에 구멍 내서 구출한 뒤로는 화장실 문 잠그는 버튼을 없앴다” “저도 목욕하고 나오려는데 갇혔다. 다행히 부모님이 거실에 계셔서 119에 신고해 구출됐다. 아무리 부모님이 열려고 하셔도 안 되더라” 등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장실에 가급적 휴대전화를 가지고 가거나 십자드라이버 같은 도구를 미리 비치해 두는 것도 비상시 도움이 된다. 혼자 살 경우 문을 완전히 닫지 않거나 잠그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