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미군에 性상납” 이화여대 넘어 전체 여성 모독[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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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은 물론 모든 공직자는 최소한 국민 평균 수준 정도의 양식(良識)은 갖춰야 한다. 정파와 상관없는 기본적 요건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 경기 수원정에 공천한 김준혁 후보의 막말과 저급한 행태를 보면, 술 취한 시정잡배의 ‘망언 배설’ 수준이 수두룩하다. ‘지성인의 기본적 덕목 함양’을 맨 앞에 내세운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소속 부교수라고 하니, 더욱 어이없다. 3선에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을 제치고 ‘찐명’ 공천을 받은 김 후보의 여성 모독 행태만 봐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김 후보는 2022년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을 지낸 김활란 씨가 미 군정 시기에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켰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역사학자로서 증언과 기록에 바탕을 둔 내용”이라고 했는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그가 내세운 근거는 성공회대 이임하 교수의 ‘한국전쟁과 여성성의 동원’(2004년) 논문이지만, 1950년대 초 위문단을 조직해 부산 근처 군부대를 방문했다는 언급은 있지만 성 접대 내용은 없다.

이화여대는 2일 “본교와 재학생, 교수, 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면서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 여성교육과 여성운동의 요람인 이화여대로서는 정당하고 당연한 대응이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버티던 김 후보는 민주당에서 사과를 권고하자 SNS에 “정제되지 못한 표현”이라며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지만, 사실 자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진 않았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위안부와 성관계를 했을 것’ ‘교사일 때 초등학교 학생과 성관계 가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고종이 그렇게 여자를 밝혔다. 밤마다 파티” “6·25전쟁 참전을 고마워하면 친미 사대주의자”라고도 했다.

자신을 ‘궁중 에로 전문가’라고 한 김 후보는 역사학자는 물론 국회의원 자격도 전혀 없다. 이재명 대표를 조선시대 정조에 비유한 책을 출간한 것 때문에 공천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인물을 공천한 민주당과 이 대표 책임이 크다. 이 대표는 김 후보 주장에 동의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아니라면 즉각 공천을 취소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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