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랑 비슷하게 일했던 칠레 ‘주40시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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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12.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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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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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주 40시간제' 하원서 압도적 가결…현 45시간서 단계적 감축
2021년 기준 "칠레 연간 근로시간, 우리나라보다 1시간 많아"
'여론 수렴→대화→수정' 6년 대장정… 5·1 노동절 법안 공포

■칠레, 주45시간→주40시간 근로제 법률 개정안 통과

지난해 우리나라와 비슷한 연간 근로시간을 나타냈던 칠레에서 주40시간 근로제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칠레 하원은 현지시간 11일 본회의를 열어 '주 40시간 근로제' 법안을 재석 의원 144명 중 찬성 127표, 반대 14표, 기권 3표로 가결했습니다.

칠레 정부가 추진한 이 개정안은 지난달 상원 만장일치 찬성으로 넘어왔고,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서명만 남겨두게 됐습니다.

보리치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오늘 우리는 마침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가족 친화 프로젝트의 승인을 축하하게 됐다"며 "우리가 이 역사적 진보의 일부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썼습니다.

개정안 핵심은 현재 주당 45시간으로 규정된 근로 시간을 40시간으로 줄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루 최대 10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규정에 따라 '4일 근무·3일 휴무'도 가능해질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칠레 노동부는 제도 연착륙을 위해 시기별로 순차적으로 근로 시간을 줄일 예정입니다. 예컨대 '2024년 44시간, 2026년 42시간, 2028년 40시간' 등으로 복안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 '여론 수렴→대화→수정' 6년 대장정

칠레 근로 시간 개편안은 6년간에 걸친 사회적 논의의 결과물로 알려졌습니다. 2005년 기존 주 48시간에서 45시간으로 줄인 칠레는 2017년 다시 40시간으로 감축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처음엔 경제계의 반발 속에 논의 자체가 지지부진했지만, 26차례의 공개 청문회와 고용주·근로자 등 200여명이 참여한 원탁회의를 통해 각계 의견이 수렴됐고,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됐습니다.

예컨대 '노동시장의 왜곡을 초래하지 않도록 기업 규모별 구분이 아닌 연도별로 한꺼번에 단계적으로 시행하자'는 결정은 이런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히아네트 하라 노동부 장관은 "우리는 이 법안이 특히 중소기업을 생각하며 만들어졌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정부는 법안 이행 과정에서 아무도 외톨이로 두지 않고 동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칠레 정부는 다음 달 1일 근로자의 날에 맞춰 법안을 공포할 방침입니다.


■ 칠레, 우리나라보다 1시간 더 많은 연간 근로시간(2021년 기준)

OECD 자료에 따르면, 칠레의 연간 근로시간은 우리나라보다 1시간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 집계 기준으로 칠레 근로자는 평균적으로 한해 1,916시간을 일했고,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1,915시간을 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근로자들의 노동 시간이 비슷했던 셈인데, 칠레가 이번에 주40시간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칠레의 근로시간은 줄어들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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