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업 끝나면 응징"…협박 문자 보낸 화물연대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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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2.01. 오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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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T차주들에 "운송 결과에 따라 파업 후 응징할 것"보복성 문자
지난 6월 투쟁후 보복 사례 들며 "내 직책을 걸고 잡겠다"협박
법조계 "형법상 협박죄, 강요죄, 업무방해죄 해당 가능성"
사진=연합뉴스

"파업투쟁 끝나면 반드시 응징한다."

운송을 조금씩 재개한 시멘트 운송차량(BCT) 차주들을 상대로 민주노총 화물연대 모지역 간부가 보복하겠다는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선 형법상 협박죄,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고 실제 거래에 영향을 주는 보복에 나설 경우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멘트 운송차주들이 지난달 30일과 1일 화물연대 간부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독자 제공

1일 한국경제신문이 확보한 BCT차주가 지난달 30일과 1일 화물연대 모 지역 간부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엔 "오늘 분명히 협조 부탁과 경고했음에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번 총파업에 운송 결과를 취합해서 파업투쟁 끝나면 분명히 화주사 운송사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 간부는 "지난 6월 투쟁 후 XX운송사 두군데를 들어냈고 이번엔 BCT화주사 운송사 타깃잡는다”며 실제 보복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번엔 무조건 저의 직책을 걸고 잡을 것"이라고 재차 협박했다. 이 문자는 10여명 이상 BCT차주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경제신문이 이 문자를 보낸 화물연대 간부와 통화한 결과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후 그가 언급한 지역 운송사 2곳의 거래가 일시적으로 끊겨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간부는 "화주가 일시적으로 거래 계약을 끊었다"면서도 화물연대의 압박때문인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현재 화물연대 소속 BCT차량은 전국 3000여대 가운데 3분의 1 가량인 1000대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2000여대도 대부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비노조 BCT차주들은 화물연대측의 보복이 무서워 경찰차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시멘트 운송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측이 운송에 나선 BCT차량의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겨 나중에 보복을 예고하고 있다"며 "일부 BCT차주는 살해 협박 정도의 공포를 느낀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BCT차주는 "카톡을 통해 누가 파업에 참여하고 안한다는 사실이 전부 공유되고 있다"며 "파업에 참여 하지않는 차주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유하고 보복을 가하기 때문에 두려워서 화물연대 가입률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문자를 보낸 화물연대 간부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와 사전 협의하지 않고
운송한 BCT차주를 대상으로 보낸 문자"라며 "우리에게 긴급한 사안을 말할 경우 운송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운송료가 20년전과 비슷한데 그때보다 기름값은 급등했지만 정부는 지원 예산을 삭감한 상태"라며 "BCT차주들의 생계가 막막해 강경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투쟁은 예전과 달리 유리를 깨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등 불법적인 행위는 거의 없었는 데 정부가 너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선 형법상 협박죄, 강요죄에이어 업무방해죄까지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검찰청 지청장 출신 김우석 변호사는 해당 문자에 대해 “형법상 협박죄, 강요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며 “직업수행의 자유를 집단적으로 침해한 것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협박죄와 강요죄가 인정받으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다고 했다. 협박죄 형량은 3년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강요죄는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김 변호사는 화물연대의 보복 암시와 관련해선 일거리를 줄 원청사와 일거리를 받을 운송사 모두에 대한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형법상 업무방해죄 형량은 5년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그는 "노조에 가입한 BCT차주에 대해 노조 내부적인 제재는 가능하겠지만 운송실적을 따져 불이익을 주면서 보복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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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바이오헬스부 기자입니다. 사실을 전달하는 데 충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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