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尹 경축사 '이례적 일본 비판 없다'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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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16. 오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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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이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간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잇따라 보도했다. 한일간 파트너십을 강조한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다.

마이니치신문은 16일 ‘이례적으로 일본 비판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전날 광복절 경축사가 “역사 문제 등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이 전혀 없는 이례적인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고려해 안보와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전날 윤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한·일 양국은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의 유엔사령부 후방기지 역할을 주요하게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북한이 남침을 하는 경우 유엔사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개입과 응징이 뒤따르게 되어 있으며 일본의 유엔사 후방 기지는 그에 필요한 유엔군의 육해공 전력이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마이니치신문 온라인 사이트에 실린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 관련 기사.

이에 요미우리신문도 ‘윤 대통령 역사 문제 언급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옛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이나 위안부 등 역사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고 일본의 책임을 호소해 온 역대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일본과 파트너십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과 한국 후퇴하지 않게 노력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축하하는 광복절 연설에서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부르며 안보와 경제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며 “이번에야말로 한일 관계 개선 행보가 궤도에 오르고 있다고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신문의 별도 기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판적인 발언 없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더욱 관계를 발전시킬 의욕을 보였다”는 해석이 나왓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윤 대통령이 15일 연설에서 자국의 안보에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면서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해방을 기념하는 광복절에 역사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일본과 안보협력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항복한 8월 15일은 한국에는 일본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된 날로 역대 (한국)대통령은 보수 이명박·박근혜 대통령도 일본과 역사문제를 연설의 주제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본 내 평가와 달리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부산의 한 시민은 “대통령이 일본이 파트너라면서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던 날 일본의 유력 정치인들은 야스쿠니 신사에서 참배하고 봉납했다. 행동 대 행동이라는 외교의 비례 원칙이 사라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광복절은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고 미래로 향할 역사의 교훈을 얻는 날이다. 일본이 패전일 과거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공식적 사과 없이 평화 운운하는 마당에 우리 대통령의 입에서 과거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없이 일본과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자고 했다. 면죄부를 주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정치권의 비판도 있었다. 전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경축사가)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나 다름없었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없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과거사에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이 없는 일본에는 묻지마 협력을,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대화 상대인 북한에는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를 역설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우리와 일본이 공유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공동의 이익은 무엇인가. 윤석열 정부들어 일본으로부터 얻은 우리의 국익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굴욕’ ‘친일’ 무슨 말을 들어도 일본의 입장을 강변하는 대통령을 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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