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날개 펴는 삼성SDI… 올해 설비투자 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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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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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부터 ‘슈퍼 프리미엄’까지 모두 대응

수익성을 중시하며 보수적인 정책을 고수해 온 삼성SDI가 올해 설비투자비용(CAPEX·Capital expenditures)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SDI는 그동안 고성능 배터리를 앞세워 경쟁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왔으나 제품군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배터리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6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6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묻는 말에 “자세한 규모는 밝힐 수 없지만 지난해보다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CAPEX는 4조3447억원 수준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개막식에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의 축사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스텔란티스 합작 2공장과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 건설도 예정돼 있다. 울산에도 약 1조원을 투자해 양극재·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지난해에도 각각 10조9000억원, 6조8000억원가량을 투자하며 공격적인 확장 정책을 펼쳤다. 삼성SDI는 과거부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보다 CAPEX를 낮게 책정해왔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법인세와 이자,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기 전 순이익을 뜻한다.

올해부터는 삼성SDI가 CAPEX 확대를 예고하면서 그간의 보수적 확장 기조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달 삼성SDI 말레이시아 공장을 방문해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 생산법인 1공장을 찾아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SDI는 생산 능력 확장과 함께 제품군 다변화에도 나섰다. 삼성SDI는 국내 3사 중 유일하게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사용하면서 프리미엄 배터리 라인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변화하는 시장 수요를 반영하는 쪽으로 개발 방향을 넓히고 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중저가 시장에 침투하기 위해서 NCA 양극재를 활용하는 것도 생각했으나, 시장 요구사항을 파악한 결과 에너지 밀도가 아주 높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NMX(코발트프리)나 LFP(리튬·인산·철) 기반 양극재로 개발 방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저가형 전기차에는 LFP 기반 배터리, 보급형은 NMX 배터리, 고급형은 하이니켈 NCA 배터리로 대응할 계획이다. 2027년 양산을 예고한 전고체 배터리는 ‘슈퍼 프리미엄’급 전기차에 탑재한다.

고 부사장은 “LFP 배터리에 기반을 둔 중국 업체들은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기존 하이니켈계 NCA 양극재에서 NMX, LFP로 내려오는 것에 기술적 어려움은 없고, 특히 LFP 배터리는 양산 준비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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