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궁협회에 안산 금메달 박탈 요구" 내용은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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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03. 오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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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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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3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산 선수와 관련해 협회로 온 전화의 대부분은 그를 보호해달라는 내용이었다"며 "안 선수의 메달과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0도쿄올림픽에서 사상 첫 3관왕에 오른 안산./도쿄=뉴시스


대한양궁협회 "메달 박탈 요구 전화 없었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이 양궁협회에 '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의 메달 박탈을 요구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3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안산 선수와 관련해 협회로 온 전화의 대부분은 그를 보호해달라는 내용이었다"며 "안 선수의 메달과 국가대표 자격 박탈을 요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이 양궁협회에 안 선수의 메달 박탈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일부 언론들은 안산 선수의 숏컷과 관련한 논쟁이 일어나자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이 양궁협회에 전화를 걸어 안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과 메달 박탈을 요구한다'고 보도해 갈등을 부채질했다.

하지만 올림픽 양궁 경기가 모두 끝난 이날까지도 대한양궁협회 공식 사이트엔 '안산 선수를 지켜달라'는 요구만이 쇄도 중이다. 특히 지난 주에는 5분에 1통씩 '안산을 지켜달라'는 내용의 전화가 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처럼 사실과 다르게 기사화된 '양궁협회에 메달 박탈 요구' 내용은 정확한 사실 확인 과정 없이 무분별하게 앞선 보도를 인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안산 선수의 메달 박탈과 관련한 내용은 지난달 28일 새벽을 전후로 모 남초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올라왔다가 호응을 받지 못하자 바로 삭제됐다.

이후 여초 커뮤니티와 트위터에 '남초 커뮤니티 회원들이 메달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는 글들이 등장했다. 이를 몇몇 언론들이 대표성을 부여해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양궁협회'까지 거론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국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여성 선수에 대한 혐오 확산 나선 언론, 부끄러움을 모르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과연 이런 기사가 뉴스로서 가치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자성을 촉구했다.

같은 날 언론인권센터도 논평을 내 "숏컷도 페미니스트도 논란거리가 아니다.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논란이 된 상황에서 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주체 중 하나는 모순적이게도 언론"이라며 "일부 네티즌들의 생떼와 같은 주장을 하나의 의견으로 인정해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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