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세계적 주택 가격 하락세… 韓 가계부채 가장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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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11.20. 오후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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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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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휴스턴의 한 주택 건설 부지 /AP 연합뉴스

전 세계 집값이 급등세에서 하락세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곳곳에서 위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세계적으로 풀린 250조달러(약 35경 원)란 엄청난 돈이 급하게 줄어들면서 가계 채무나 금융 기관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인상에 나선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동유럽 등지에선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알리는 전조 현상이란 지적도 나온다”면서 주택 관련 대출 비율이 높은 한국 경제에도 빨간 불이 들어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집값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국가의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 2019년 대비 35% 올랐다.

그런데 40여 년 만의 인플레이션에 기준 금리가 급등하게 되자 주택 담보 대출 금리의 인상도 가파르게 올랐다. 닛케이는 UBS를 인용해, 주요 25개 도시의 2022년 중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년 전과 비교해 2배로 뛰었다고 전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 거품이 가장 심했던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2022년 1월을 정점으로 10월까지 가격이 11% 떨어졌고, 스웨덴에서도 3월 최고점 대비 9월까지 11% 하락했다. 미국·영국·독일 등도 이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돈이 몰린 주택시장이 흔들리면 가계나 은행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영국의 부동산서비스 사빌스는 세계 주택자산 가치는 2020년 기준 250조 달러로, 주식시장(약 100조 달러)의 2.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장 위험한 나라가 가처분소득 대비 채무 비율은 200%에 달하는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최근 5년간 아파트값(전국 평균)이 무려 2배로 뛰면서 소득수준에 맞지 않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도 적지 않고, 대출의 80% 이상이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이자 부담 증가가 일반 가정에는 직격탄이라는 것이 닛케이의 분석이다.

동유럽에서는 금융기관들의 파산할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9월 중견은행인 게틴노블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공적 지원을 받기로 했다. 폴란드에선 저리로 빌릴 수 있는 스위스 프랑 기준의 주택담보대출이 유행했지만, 올해 들어 폴란드의 화폐인 즈워티가 프랑에 대해 가치 하락하면서 폴란드 국민들은 갑자기 늘어난 은행빚을 갚지 못한 것이다.

주택시장의 불안에 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중앙은행도 등장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10월 이사회에서 정책금리 인상폭을 0.25%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처럼 인상 속도를 조절한 배경에는 주택 가격 하락이 있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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