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전자 올해도 희망퇴직…"인력 효율화 차원, 실적과는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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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2.27. 오후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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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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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속 신성장투자 지속
만 55세 이상 희망 직원 대상
최대 年급여 3년치 퇴직금 지급
"인력 선순환···규모 크지 않아"
신규 충원으로 전체인력 유지
전장·로봇 등 수요맞춰 재배치

[서울경제]

LG전자(066570)가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받는다. 인력 효율화를 위해서인데, LG전자는 퇴직 인원 이상의 경력·신입을 채용해 필요한 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더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만 55세 이상 직원과 최근 수년간 저조한 업무 성과를 기록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 희망자 신청을 받았다. 현재 신청 접수와 신청자에 대한 개별 면담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희망퇴직 대상자에게는 연 급여의 최대 3년 치 희망퇴직금을 지급한다. 회사는 3월 말까지 희망퇴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3월에도 비슷한 대상·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년 연속 희망퇴직을 받는 것으로 이번 규모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실적과는 무관한 인력 선순환 차원”이라며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에 한한 것이고 규모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퇴직은 만 55세 이상 고연차 직원들이 주된 대상이지만 최근 3년간 업무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일부 젊은 직원들도 퇴직 후보에 올랐다. 이번 희망퇴직에는 30대 직원들 중에서도 퇴직 희망자가 일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는 최근 글로벌 가전·정보기술(IT) 업계에 불어닥친 실적 한파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 업계는 코로나19 시기 누렸던 특수가 끝나고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수요 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가전 판매 업계에서는 하이프라자와 롯데하이마트 등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의 전자 제조 업체 샤오미가 매출 부진으로 6000명의 인원 감축에 나서기도 했다.

LG전자는 소비 침체와 늘어난 재고 등 악재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보고 ‘비상 경영’ 체제를 선포한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전년 동기 대비 90% 급감한 69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11조 2000억 원 수준으로 2021년 말(9조 7500억 원) 대비 14.9% 늘어났다.

금융 조사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이 전년 동기 대비 49.2% 하락한 9550억 원 수준으로 보이는 등 당분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다만 이번 희망퇴직이 비용 줄이기를 위한 인원 감축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퇴직한 신규 인력을 보강해 현재 필요한 업무 수요에 맞춰 배치하는 식으로 인력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TV·가전 등 핵심 사업 분야의 위축 속에서 신규 시장으로 떠오르는 전장·로봇 등 신사업 분야의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만큼 유연한 인력 순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퇴직한 인원 이상으로 경력·신규 채용을 할 계획이어서 전체 인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 같은 맥락에서 비상 경영 상황에서도 설비·인력 등 미래 사업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줄이지 않고 집행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지난달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CAPEX·캐펙스) 규모를 전년과 유사한 2조 원 중반대로 전망한다”며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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