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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건 주문까지 나에게 시키는 엄마

2022.07.14. 오전 8:10
by 골디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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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님. 고민 끝에 상담 메일을 보냅니다. (아들 가진 엄마로서 할 말은 아니지만….)엄마는 같이 사는 오빠(아들)가 있어도 큰 도움이 안 되는지 자꾸 저에게만 연락해서 뭐 해달라…. 이거 알아봐라…. 이거 신청해라…. 이력서 넣어봐라…. 쿠팡 가서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너무 빈번하게 저에게 부탁하십니다. 하다못해 수정테이프가 필요한데 사다 달라….

나는 그런 게 왜 이렇게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걸까요ㅜㅜ(본인이 하면 되는데 그걸 나한테만 부탁하니 화가 나는 걸까요?)엄마가 온라인으로 대학교에 다닌다고 했을 때. 거기서 낸 과제며 시험을 제가 거의 다 해드렸어요. 그럴 거면 하지를 말지. 이게 제 일이 되니깐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더라구요....


안녕하세요. 진영(가명) 님. 먼저 이렇게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부분 사람은 부모님과의 갈등이 있어도 좀처럼 입 밖으로 부모님에 관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두려워서 덮어놓고 있으면 마음의 병은 몸의 다양한 병이 돼서 나타나곤 합니다. 이렇게 용기 내신 진영 님은 건강하신 분이고, 또 단단한 분입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부모님을 마음껏 미워해도 괜찮다‘는 점입니다. 내 마음은 내 것입니다. 조금 솔직하게 저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저는 사실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미운데 미운 감정이 감당이 안 되니까.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미워하는 마음도 끝이 나겠지. 그럼 나도 좀 편하게 살 수 있겠지 생각했어요.

사람은 고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상처를 줍니다. 원래 그래요. 진영님. 마음껏 부모를 미워하세요. 다만 안전하게 미워하면 됩니다. 부모님에게 당장 달려가 물건을 집어 던지거나, 가슴을 마구 할퀴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닌, 이렇게 안전하게 미워하는 겁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아무도 없는 안전한 곳에서 중얼거려봐도 좋습니다. 나는 엄마가 너무 싫다. 개짜증난다. 이렇게 말이에요, 따라 해보실래요?

씨발 !!! 짜증 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고 싶어요. 분명 진영 님 마음이 이렇게 '엄마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싫은' 데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원인을 생각해보면 내가 사춘기 시절? 대학 시절? 고민이 있거나 외롭고 슬플 때? 힘들 때. 엄마는 옆에 없었더라고요. 내가 “엄마 우리 밥 먹자!! 영화 보자!!” 라고 할 때는 약속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받지 않으셨어요. 그때 엄마는 나에게 힘이 되어주지 않으셨어요.


참 힘드셨겠네요. 내가 힘들 때 의지할 곳, 언제든 달려가면 나를 안아주고 달래주는 사람, 최후의 보루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사무치게 외로워집니다. 이 세상에 혼자된 기분이 듭니다.

진영 님. 모든 인간관계는 기브앤 테이크입니다. 내가 상대에게 무언가를 주면 상대도 나에게 무언가를 주어야 합니다. 물론 물질적인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수 윤종신 씨와 영화감독 장항준 씨를 아시나요? 두부는 예전부터 아주 친한 친구였다고 해요. 장항준 씨는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성공하기 전까지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려웠다고 합니다. 장항준 씨는 돈 못 버는 영화감독이었고, 아내는 라디오 작가 일을 하고 있었죠. 윤종신 씨가 장항준 씨의 집에 놀러 갈 때는 라면이나 스팸 같은 먹을 것을 사 갔데요. 그럼 장항준 씨는 “야! 오늘은 4만 원 정도 장을 봐왔네, 그럼 4만 원어치 웃겨줄게.” 하고 말했데요. 두 사람의 우정은 이렇게 성립된 것입니다. 돈과 웃음을 서로 교환한 거지요. 윤종신 씨가 라면을 사 갔는데 만약 장항준 씨가 “라면? 지금 나 동정하냐? 내가 거지냐?”라는 생각을 품고 뚱하게 굴었다면 둘은 점점 멀어져 갔을 거예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습니다. 기브앤 테이크가 되지 않아도 성립되는 관계는 부모-어린아이밖에 없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부모이기 때문에 ’기브‘ 줍니다. 아이가 열이 나면 밤새 보초를 섭니다. 이때 “아이가 크면 나에게 병간호비를 돌려주겠지” 하고 생각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아이에게 매끼 이유식을 차려주면서 나중에 성인이 된 아이에게 이유식값을 돌려받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어릴 때의 보살핌은 우리가 한평생 누릴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조건이 없는 보살핌인지도 모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자식이 성인이 되면 조건 없는 사랑은 끝이 납니다. 부모- 자식 간에도 기브엔 테이크의 관계가 시작됩니다. 이점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부모자식관계는 결코 좋아질 수 없습니다. 부모님이 내 자식을 돌봐주면 돈을 드려야 합니다. 또한 부모님이 나에게 귀찮은 일을 시킨다면 부모님은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어야 합니다.

진영 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고 싶어요. 엄마가 진영 씨에게 의지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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