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도 재밌고 쉽다는 것 ‘리타’로 확인해 보세요”… 뮤지컬 배우로 오페라 도전 최재림·이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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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5.11.01. 오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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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리타’에 2년 연속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 최재림(왼쪽)과 이경수가 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오페라의 매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충무아트홀 제공

충무아트홀이 오페라 대중화를 목표로 만든 오페라 ‘리타’는 지난해 초연 당시 “뮤지컬보다 재밌다”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단 이틀 공연에 그쳤지만 올해는 공연기간이 늘어 9∼15일 일주일간 이어진다.

‘리타’는 이탈리아 작곡가 도니체티가 1841년 작곡한 작품이다. 기가 세고 못된 미녀 리타, 그녀에게서 벗어나려는 현 남편 베페, 이혼증명서를 받으러 온 전 남편 가스파로 등의 한바탕 소동을 그렸다. 오페라 ‘리타’에는 뮤지컬 배우 양준모가 연출을 맡는 등 뮤지컬계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해 재기발랄하게 각색한 덕분에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리타’의 가사는 현대 시각에 맞춰 각색됐다. 그러나 작곡가 도니체티의 곡은 거의 원곡 그대로다. 오페라의 대중화를 꾀한다고 해서 음악적 완성도를 낮춰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오페라의 성공에는 지난해부터 주역을 맡은 3인이 있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해온 소프라노 장유리는 물론이고 용감하게 오페라에 도전한 뮤지컬 배우 이경수와 최재림의 공이 컸다.

대학에서 연극과를 나온 이경수나 성악과를 나왔지만 대학생 때부터 뮤지컬 배우로 활동한 최재림 모두 연출가 양준모의 캐스팅 제안을 받고 놀랐다고 한다. 이경수는 “지난해 후배인 준모로부터 갑작스런 오페라 출연 제안을 받고 얼떨결에 받아들였다. 연습 초반엔 성악이 너무 어려워 출연을 후회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성악을 공부하는 게 점점 즐거워졌고, ‘리타’가 끝난 이후에도 최근까지 꾸준히 배웠다”고 밝혔다. 최재림도 “오페라에 출연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때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 엑스트라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리타’는 오랜만에 전공으로 회귀하는 작업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리타’에서 이경수는 착한 현 남편 베페(테너) 역을 맡았고, 최재림은 자유로운 영혼의 전 남편 가스파로(바리톤) 역을 맡았다. 이경수의 음역은 테너 중에서도 소리가 맑고 고운 레쩨로 테너다. 이에 비해 대학 시절 바리톤이었지만 뮤지컬을 하면서 테너까지 음역대를 끌어올렸던 최재림은 이번 작품에선 예전 소리를 들려준다. 이경수는 “성악 공부를 하면서 좋았던 것은 내 자신의 소리를 좀더 잘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오페라 아리아 외에도 슈베르트와 슈만 등 독일 가곡도 공부하면서 신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경수는 일본의 대형 극단 시키 출신으로 2006∼2007년 ‘라이온킹’ 서울 공연에서 주역인 심바 역을 맡았다. 이후 우리말로 공연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어쌔신’ ‘미수 사이공’ ‘고스트’ 등 대극장과 소극장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최재림은 2009년 음악감독 박칼린이 운영하는 킥스튜디오에 뮤지컬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렌트’ 오디션에 바로 합격했다. 주역급으로 올라선 그는 ‘스프링 어웨이크닝’ ‘넥스트 투 노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11년 박칼린이 지휘를 맡았던 KBS 예능프로 ‘남자의 자격’에 남성합창단의 멘토로 출연하며 대중적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최재림은 “‘리타’는 소위 ‘병맛’ 코미디”라며 “작품 소재가 부부 사이의 구타라서 배우가 심각하게 연기하면 더 이상해진다. 내가 맡은 역할은 가학적 성향의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불편한 역인데, 관객에게 밉게 보이지 않도록 연기하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리타’가 초연인데다 두 사람 모두 오페라 출연이 처음이라서 무대에서 마음껏 연기력을 뽐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앙코르 공연에서는 여유가 생긴 두 사람의 코믹 연기가 훨씬 웃음을 자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두 사람은 “오페라가 재밌고 쉬울 수 있다는 것을 관객들이 이 작품에서 확인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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