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를 외울 때 꼭 쓰면서 외우시는 분들이 계신데 정말로 안 좋은 습관입니다.
오래전에 어떤 영어관련 서적에서 영어 단어를 암기할 때 오감을 자극하도록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고 입으로는 발음하며 외워야 한다고 했고 그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어 그 후로 무조건 쓰면서 외우는 것이 도움된다는 인식이 생겼는데요.
지금 집에 영어 단어장 하나 없는 분들이 거의 없을 텐데. 가지고 계신 단어장 한 번 살펴보세요. 보통은 앞에 몇 장만 손때가 묻어 있고 뒤로 갈수록 아주 깨끗합니다.
한두 집만 그런 게 아니라 거의 다 그렇습니다.
대체로 "아! 내가 게을러서 그래"라고 자책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본인의 잘못이 아니라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학생들이 보는 수능용 단어장은 보통 250~380페이지 정도 되는데요.
몇 시간 앉아서 공부해도 겨우 많아야 두세 장 정도밖에 진도를 못 나갑니다. 게다가 한 번 본 단어가 모두 외워진다는 보장도 없거든요. 그런 속도로 어느 세월에 300페이지가 넘는 단어장을 모두 암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 식으로 단어를 암기하면 아무리 머리가 좋다 하더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엔 '영포자(영어를 포기한 자)'가 많고 국민들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영어실력이 낮은 겁니다.
지금부터 단어를 쓰면서 외우면 안 되는 3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전에 제가 시험삼아 단어를 쓰면서 외울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한 적이 있었는데요. 결과는 정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적으면서 외우니 시간이 5배 반이나 더 걸렸습니다. 의심이 가시는 분들은 직접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영어 단어 외우는 데에만 시간을 다 허비하면 정작 문법공부는 언제하며 다른 과목 공부는 언제 하나요?
둘째, 쓰면서 외우는 것이 습관화 되었을 경우 고치기 어렵다(습관의 무서움).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번 습득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습관을 수행한 기간의 최소 2.5배가 걸린다고 합니다. 실제로 영어 단어를 쓰면서 외우는 분들 중엔 어딘가에 적지 않을 경우 생활하다가 습득하게 되는 영어로 된 정보를 기억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도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셋째, 단어장을 끝까지 보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니 당연히 단어장 하나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학생들 중에 영포자가 많은 것도 당연한 겁니다.
그렇다면 효율적으로 영어 단어를 암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기억력과 관련하여 도미니크 오브라이언(Dominic O’Brien)의 책을 번역한 적이 있었는데요.
출처: 네이버 도서
위 책에도 나오는 내용인데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것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것과 연결된 '연결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옆집에 사는 제니라는 여인과 관련하여 숫자 8을 기억하고자 할 경우 제니가 자주 착용하는 머리핀의 모양이 숫자 '8'처럼 생겼다면 제니라는 이름과 함께 숫자 8이 쉽게 기억되는 것이고 그런 경우 제니를 생각할 때마다 숫자 8이 함께 떠오르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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