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 고객의 상품 구매 유도해 매출 증대
직원 업무 과중에는 무관심하다는 비판도
편의점은 3만여개에 달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보다 많은 5만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이 없는 동네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에 촘촘한 점포망을 구축했다. 이를 사회안전망으로 활용하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동시에 편의점의 이미지도 개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안 되는 게 없네
최근 몇 년 동안 편의점 업계가 내놓은 신규 서비스들을 보면 편의점의 영역 확대를 실감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택배'다. GS25와 CU 등 주요 편의점 브랜드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편의점에서 택배를 받거나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소비자들의 택배 이용률이 높아진 것을 감안한 서비스였다.
ATM에 의존하던 금융 서비스도 한 단계 발전했다. 기존에는 무인ATM 등을 통해 입출금을 처리하거나 공과금을 납부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엔 은행과 직접 손을 잡고 카드 발급 등의 업무까지 진행할 수 있는 '금융 특화 점포'를 열고 있다. 점포 방문률을 높이려는 편의점들과 유인 점포를 줄이려는 은행 간 수요가 일치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실종아동 찾기·아동학대 감시도 편의점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점포마다 비치된 모니터로 실종아동이나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의 정보를 알리는 식이다. CU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 캠페인을 통해 가족을 찾은 실종 아동만 100여 명에 달한다. 점포는 학대 아동의 긴급 피난처로도 사용된다.
돈 안 되는 서비스
편의점이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서비스를 신설하는 건 기본적으로 방문객을 늘리기 위해서다. 편의점의 반값 택배가 대표적인 예다. 기존 택배의 절반 이하인 1000~2000원의 이용료로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다. 점포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이너스'다. 받을 택배를 편의점에서 수령 서비스는 점주로서는 물건을 보관해 두는 번거로움만 있을 뿐 매출이 전혀 없는 무상 서비스다.
이런 생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대다수는 10대에서 30대의 젊은 층이다. 편의점의 주 고객층이기도 하다. 택배를 찾기 위해 점포를 방문하면 다른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계좌 개설이나 PET 수거 같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경쟁 점포가 비슷한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면 효과는 더 높다.
지자체와 함께 진행하는 아동·여성 보호 활동도 중장기적으로 볼 때 편의점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편의점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불이 꺼진 곳이 많아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심야 시간대에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은 일종의 '등대' 역할을 한다. 야간에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편의점을 거쳐가게 되는 셈이다.
점주 입장에서도 택배 접수 기기나 금융 기기 등이 매대 자리를 차지하는 게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만큼 상품을 진열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택배 등 서비스 상품은 고객 클레임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을 유치하고, 매출로 이어지도록 유도해 점주의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면서도 "점주나 직원 입장에서는 당장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도 업무는 늘어나 반기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