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달러’ 계속된다… 주식시장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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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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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Life]
달러 초강세로 투자 지형 급변
게티이미지코리아
연일 연고점을 돌파하는 원-달러 환율, 즉 ‘킹 달러’(달러 초강세)로 인해 투자 지형도 변하고 있다. 달러화를 제외한 대다수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투자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를 이용해 투자를 한다면 미국 주식 등 달러화 자산의 보유를 추천하고, 여력이 된다면 주식 등 국내 자산의 추가 매수도 권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올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국내 주식은 어느 정도 저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17일부터 한 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는 92억1000만 달러가 순유입됐지만, 채권형 펀드에서는 121억9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는 신흥시장에서는 4억6000만 달러가 빠져나갔지만, 선진시장에서는 96억7000만 달러의 순유입을 보였다. 특히 미국 등 북미지역에서만 118억5000만 달러가 몰렸다.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환차익 효과를 노리는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 주식형 펀드 시장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25일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지난달 22일 이후 줄곧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연말까지 1400∼1590원 사이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의 달러 강세가 한동안은 유지될 것이라는 뜻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4분기(10∼12월) 말로 갈수록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실물 경제 침체 가능성을 고려할 경우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존재하며 연말에는 최고 1590원까지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스탠스와 유로존의 경기 침체 리스크, 중국 경기 부진,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여부 등이 지목되고 있다. 이들 요인은 올 연말까지 모두 달러화 강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꺾이지 않는다면 달러의 방향성은 바뀔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내년 1분기(1∼3월) 이후 중단될 것으로 보여 환율도 내년 1분기에는 고점에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황 센터장은 이어 “대중(對中) 수출이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중국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것은 국내 경제에 부담”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수 있어 원화 약세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달러화 표시 자산, 특히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미국 주식을 담보로 국내 주식에 투자해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도 추천됐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현재 미국 주식은 무조건 보유해야 하며, 좀 더 위험을 안을 수 있다면 달러 자산을 담보로 국내 주식을 사야 한다고 고객들에게 조언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 담보 이자율보다 높은 배당주를 매수해 추가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간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했던 투자자라면 국내 주식을 사기에 좋은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환율 수준을 감안하면 원화 자산의 투자 매력은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달러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경우 일부 금액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지수 또는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이후 달러 강세가 꺾인다면 수입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의 주가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향후 환율 하락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 업종으로는 음식료업이 지목됐다. 황 센터장은 “달러 강세가 꺾인다면 생활에 필수적인 음식료 업종이 투자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글로벌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 수급에 영향이 미칠 경우를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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