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해열제·감기약 동나...치솟는 전기요금에 제약사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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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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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리플데믹 유행으로 의약품 품귀 현상 심각

美 방역 당국, 의약품 비축과 사재기 중단 촉구

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급증, 항생제 물량 제한

유럽 제약회사, 비용상승으로 당국에 가격 재책정 요구
◆…자료사진:로이터통신


유럽과 미국에 해열제와 항생제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진데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 선언에 따른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13일 CNN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이 강타하면서 의약품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주에서는 병상 사용률 90%를 넘으며 타이레놀 등 해열제 재고가 부족해지자 방역 당국은 의약품 비축과 사재기를 멈출 것을 촉구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FDA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해열 진통제) 재고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꼼꼼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최근 유럽에서는 감기, 기관지염, 폐렴을 유발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유행으로 아목시실린과 세팔로스포린 등 필수 항생제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생제는 '중이염','폐렴','기관지염' 등 세균에 의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에 주로 사용된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당분간 항생제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어린이용으로 쓰이는 경구용 액상 아목시실린 처방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파리에 위치한 네케르-앙팡 말라드병원 소아과의사인 레미 살로몬은 “항생제 부족 현상이 앞으로 3∼4개월 더 이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어린이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급증해 보건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영국 보건안정청(UKHSA)은 9월12일∼12월4일까지 영국 전역에서 A군 연쇄상구균에 감염 사례가 6601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영국 보건당국은 항생제 물량을 제한하는 임시방편을 내렸지만 언제 항생제 공급이 정상화될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벨기에 보건당국도 아목시실린 생산 지연으로 내년 1월까지 부족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필수 의약품 및 처방약을 포함해 187개 품목이 품절된 상태다. 지난주 연쇄상구균 감염 치료제인 페니실린 부족으로 다른 항생제를 처방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제약사들 역시 비용 상승 압박에 처했다. 의약품 원재료 공급이 원할하지 못한데다 에너지 비용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유럽 제약회사들은 전기요금때문에 일부 의약품 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부 당국에 가격 재책정을 요구하고 있다.

스위스 제약사 산도즈는 부품을 구하지 못해 주문 처리가 지연되면서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인 진나트 생산이 내년 3월까지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제약사 센트리엔트의 생산 시설은 에너지 요금이 8배나 상승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렉스 클레멘츠 센트리엔트 CEO는 "생산 비용이 증가해도 비용 증가분의 일부만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밖에 없는 의료시스템때문에 힘들다"고 호소했다. EU 국가는 일부 의약품에 가격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어 가격 인상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글로벌 의약품 대란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감기약 원료 수입 업체에 공문을 통해 “감기약 원료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해당 원료를 조속히 확보해 감기약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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